◀앵커▶
대구시가 '기업 하기 좋은 도시'를 표방해 왔지만, 정작 노동자들의 삶은 전국 최하위권으로 추락하고 있습니다.
고용률 꼴찌에 임금 격차는 더 벌어지고, 산재 사고마저 급증하면서 대구 노동시장이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나왔는데요.
지역 노동계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동정책의 대전환을 제안하고 나섰습니다.
도건협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대구 노동시장의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입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대구의 고용률은 58.4%로,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꼴찌였습니다.
공식 지표에 잡히지 않는 잠재실업률은 7.7%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습니다.
청년 5명 중 1명은 학교를 다니거나 직업훈련을 받지 않는 이른바 '니트족'인데, 전국 지자체 중 두 번째로 많습니다.
임금 역시 열악합니다.
대구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전국 평균보다 37만 원 이상 적고, 4명 중 1명은 최저임금도 못 받고 있습니다.
산재 사망 사고는 지난 2023년 11건에서 2025년 19건으로 72%나 급증했습니다.
이처럼 노동 지표가 바닥을 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대구시가 기업 유치라는 '양적 성장'에만 매몰된 사이, 일자리의 '질'을 관리하는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이창근 민주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대구시의 정책이 기업 유치 정책은 있었지만 유치된 기업이 어떤 일자리를 만들게 하고 그다음에 유치된 기업의 일자리의 노동 조건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와 관련한 대구시의 정책이 그동안 부재했기 때문에···"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 후보자들에게 4대 영역 19개 과제의 노동 정책 요구안을 제안했습니다.
지역 노동계는 이제라도 대구시가 경제 논리에서 벗어나 '노동 보호'를 위한 독립적인 행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단순히 기업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전국 최하위인 생활임금을 현실화해 임금 가이드라인을 높이고, 조만간 지방정부로 이양되는 노동 감독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할 전담 부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김무강 민주노총 대구본부 정책기획국장▶
"분리된 노동 행정 체계들을 하나로 통합해 내서 독립된 노동국을 만드는 것들이 필요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노동국이 노동 감독에 더해서 노동법 위반에 대한 사전 예방, 그리고 사후에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지원까지 할 수 있는 이런 종합 지원 체계들을 구축하는 것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일자리 개수라는 '숫자'에만 집착하는 사이 대구는 청년이 떠나고 안전이 위협받는 도시로 전락했습니다.
'기업 하기 좋은 도시'라는 구호 뒤에 가려진 노동자들의 삶을 보장하기 위해, 대구시 노동 행정의 근본적인 대전환이 시급해 보입니다.
MBC 뉴스 도건협입니다. (영상취재 한보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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