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25년 대형 산불 피해를 입은 경북 안동시 임하면 일대에 대규모 파크골프장 조성 계획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안동시 산림 재난을 극복하고 지역 활력을 되찾을 대안이라는 입장인데요,
환경단체와 주민들은 재난을 이용한 난개발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경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25년 거대한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경북 안동시 임하면의 한 야산.
검게 그을린 고사목 아래로 초록빛 새순들이 듬성듬성 올라왔지만, 재난의 상흔은 1년이 지나도 여전히 산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 임하면 일대에 안동시가 대규모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겠다고 나섰습니다.
축구장 40여 개 크기인 10만 평 부지에 72홀 규모의 골프 코스와 클럽하우스, 주차장 등을 짓는 사업입니다.
총 178억 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최근 시의회에서 용역 설계비 15억 원이 통과됐습니다.
안동시는 단순한 산림 복구를 넘어, 파크골프 시설을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침체한 지역 경제를 살리겠다는 계획입니다.
◀유성우 안동시 체육시설조성팀장▶
"강변에 조성된 파크골프장이 아니라 제대로 시설을 갖춘 관광형 파크골프 시설로, 지역 주민들을 채용하고, 노후 주택들을 개량하면서 숙박 시설로 활용도 할 수 있는···"
"불탄 나무들 사이로 이미 풀과 꽃이 돋아나며 자연 회복이 시작된 상태인데요. 그런데 이곳에 대규모 토목 공사를 벌여 산지 전체를 잔디로 덮겠다는 계획이 나오면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안동시의 이번 계획이 산불 복구를 명분으로 산을 깎아내는 '환경 파괴'에 불과하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연 복원이 진행되고 있는 산에 억지로 잔디를 심고 주차장을 만드는 건 재난을 이용한 난개발이라는 주장입니다.
특히, 피해 주민 지원을 위해 만든 '산불 특별법'이 각종 규제를 피해 가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잔디밭을 조성하고, 주차장을 만들고, 샤워실을 만드는 것이 친환경적 생태 복원은 절대 될 수 없을 테고요. (주민들의) 파괴된 삶을 온전히 회복하는 데 우선 주력을 해야 할 것이고···"
당장 생계조차 막막하고 산불로 인한 심리적 충격에서 여전히 힘들어하는 주민들이 많은데, 운동 시설부터 짓는 게 순서에 맞느냐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김홍중 경북산불피해 주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주민의 일상이 회복되고, 그게 끝나야 개발을 하든, 무얼 하든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불탄 집에서 숯덩이를 가져와서 옆에서, 잔디밭에서 삼겹살 구워 먹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안동시는 오는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환경단체가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됩니다.
MBC 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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