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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다 폐업 위기"···산불 피해 소상공인 '사각지대'

김경철 기자 입력 2026-04-16 20:30:00 조회수 39

◀앵커▶
경북 초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 1년이 넘었습니다.

피해 복구를 위한 특별법까지 통과됐지만, 현장의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생존의 기로에 서 있는데요.

까다로운 대출 문턱과 지연되는 보상 절차에 막혀 경영난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김경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임하호 수몰의 아픔을 딛고 지난 1989년 문을 연 경북 안동시 지례예술촌.

국내 최초의 창작예술마을이자 고택 체험의 명소로 이름을 알리며, 최근 몇 년간은 예약 후 1년 반을 기다려야 할 만큼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1년 전 산불은 켜켜이 쌓인 세월을 순식간에 앗아갔습니다.

전체 14채 건물 중 12채가 잿더미로 변했고, 이제는 사당 등 단 2동만이 남았습니다.

국가의 문화재 복원 설계가 진행 중이지만, 당장 생계가 막막한 운영자에게 현실적인 지원책은 부족하기만 합니다.

◀김수형 지례예술촌 대표▶ 
"작년에는 (대출) 5,000만 원이 가능했는데 올해 가니까 (산불로 매출이 없어서) '1,000만 원밖에 안 됩니다'라고 하는 답을 듣고, 누구를 믿고 가야 될지··· 지자체에서 기다리라고 해서 저희는 기다렸는데 기다려서 뭔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산불 피해를 입은 안동 지역 소상공인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주택이나 농업 분야에 비해 소상공인들은 성금 분배와 생활 안정 지원 기준에서 뒤처져 있다고 호소합니다.

◀이찬원 안동 산불 피해 소상공인 모임 대표▶ 
"성금이 전달됐지만 소상공인들은 지금 현재 1원 한 푼도 못 받고 있는 실정이라서 사무실조차 마련하기 힘들고, 아예 문 닫고 휴업 중이거나 아니면 폐업 준비하는···"

피해 규모를 산정하고 보상에 이르는 과정도 험난합니다.

상인들은 현장의 실정을 반영한 전담 지원 체계가 부족해 피해 회복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조차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서선나 산불 피해 소상공인▶ 
"어디에 가서, 어떻게 정리해서, 어떻게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를 알려주실 수 있는 분이 아무도 없다는 게 너무 슬프고요. 그냥 가면 다 모른대요. 기다리래요. 제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모릅니다, 기다리십시오'···"

긴급 수혈이 필요한 금융 지원 역시 현실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지원 기한이 너무 짧았던 데다, 나빠진 경영 상황조차 반영하지 못하는 제도의 허점이 현장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전병환 안동 산불 피해 소상공인▶ 
"무이자로 몇 년 빌려주는 게 있다고 했는데 그것 자체가 작년 6월에 끝나버렸어요. 그때면 불나서 사람이 정신없을 때인데, 그 당시에 빨리 그 기간을 (짧게) 만들었던 게 잘못됐는데···"

◀김태현 안동 산불 피해 소상공인▶ 
"우리 소상공인들은 이제는 배터리가 다 된 거예요. 에너지가 없다, 이 말이에요. 에너지를 좀 충전할 수 있는 배터리라도 연결해 달라라는···"

안동시는 현재 특별법에 따른 피해 신청 기간을 운영하며,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권영승 안동시 지역경제팀장▶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4월 30일까지 피해 집중 신청 기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리 시는 모든 산불 피해 소상공인들의 완전한 일상 회복이 이뤄지도록···"

지자체가 절차에 따른 순차적인 지원을 강조하는 사이, 상인들의 생계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보상이 이뤄지기 전까지, 이들이 버텨낼 수 있는 현실적인 긴급 대책이 시급합니다.

MBC 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원종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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