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불로 집을 잃은 주민이 다시 집을 건축하면 정부가 취득세를 면제해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산불 피해자인데도 배우자가 세상을 떠나면서 면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 김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안동시 임하면에 사는 84살 황 모 할머니는 석 달 전 남편을 잃었습니다.
2025년 산불로 60년 넘게 살던 집을 잃은 뒤 임시 주택에서 지내던 남편은 정신적 충격을 받고 지병이 깊어져 끝내 세상을 떠났습니다.
남편이 떠난 뒤 원래 집터엔 부부가 함께 2025년 가을부터 짓기 시작했던 새집만이 남았습니다.
◀황00 안동시 임하면▶
"(남편이) 오래는 못 살아도 다만 (새집에) 1년만 살다가 돌아가시면 원이 없지, 그렇지요?"
황 할머니는 자녀들의 도움으로 4월 초, 집을 완공하며 상실감을 달랬습니다.
그런데 건축물 사용승인을 신청하자, 지자체는 취득세를 내라고 통보했습니다.
2025년 산불 이후 경상북도는 관련 법에 따라 피해 주민의 취득세를 면해주고 있지만, 황 할머니는 원래 집 명의자인 남편에게 상속을 받은 거라 감면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황00 안동시 임하면▶
"나는 이사도 못 가봤고 늘 이 자리(장소)야. 그러니 영감님 돌아가시니까 내가 물려받은 거지요. 애들 줘도 되지만 우선 내 살던 내 집이라도 있으려고."
지자체는 감면 근거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취득세 감면 대상은 산불 당시 피해를 본 재산의 소유자여야 하고, 명의자가 아니면 배우자라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경상북도는 조세 형평성 문제로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할머니 역시 남편과 산불을 겪은 피해 당사자이기 때문입니다.
◀송시흔 아들▶
"어머니도 같은 산불 피해자고. (아버지는) 돌아가셨으니까 당연히 명의가 바뀐 거고. 거기서 취득세를 납부하라고 하는 게 나는 그게 이해할 수 없는 거죠."
재난으로 숨진 경우, 유족의 취득세를 면제해 주는 법도 있습니다.
다만 황 할머니의 남편 사례처럼 산불 이후 사망한 경우에는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워 적용받기 쉽지 않습니다.
최근 산불 후유증으로 인한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정부는 판단 기준을 마련하는 단계입니다.
황 할머니 가족은 우선 취득세는 납부한 뒤, 조세심판원에 구제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산불의 상흔이 여전히 이어지는 가운데,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가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배경탁, 그래픽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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