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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천재 작가' 이인성 벽화···그 자리에는 교회 주차장

변예주 기자 입력 2026-04-07 20:30:00 조회수 165

◀앵커▶
대구 남구 건들바위역 인근에는 대구가 낳은 천재 화가, 이인성 화백의 숨결을 불어 넣은 벽화 거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벽화 일부가 최근 부서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벽화가 있던 자리에는 교회 주차장이 생겼는데 지자체는 '사유지라 어쩔 수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변예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구 남구 건들바위역 인근 골목.

대구에서 태어난 한국 근대미술의 거장, 이인성 화백 작품을 타일벽화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벽화가 있어야 할 자리에 뻥 뚫린 주차장이 나옵니다.

지난 3월, 인근 교회에서 주차장을 만들겠다며 벽화 일부를 부순 겁니다.

바닥 곳곳에는 이렇게 깨진 벽화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부서진 벽화의 길이는 2~3m 정도 되는데요. 여기에는 이인성 화백을 소개하는 글과 대표작 5점이 담겨 있었습니다.

사라진 작품에는 조선 향토색을 가장 잘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는 '가을 어느 날'과 '경주의 산곡에서'.

건들바위 풍경을 담은 수묵화가 포함됐습니다.

◀인근 상인▶
"좀 황당했었고 왜 그랬나 싶기도 하고, 보존해 옮길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고 보는데, 그게(벽화가) 없어진 게 안타깝습니다."

지난 2018년, 도시재생사업인 '이천동 테마 거리' 가운데 하나로 만들어진 이인성 벽화.

거리 조성에는 8억 4백만 원이 들었습니다.

구청은 테마 거리의 얼굴로 이인성 벽화를 내세웠고, 2024년에는 2,000만 원을 들여 한차례 연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채원 이인성 기념사업회 유가족 대표▶
"치적에서만 끝날 게 아니라 이것을 더욱 계승, 발전할 수 있고 관광객들이 계속 와서 보고 느낄 수 있는 문화 사업으로 이끌어 갔으면 바람인데···"

남구청과 교회 측은 벽화를 두고 여러 차례 논의했지만, 철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구청은 "개인 소유지라 철거를 막을 수 없었다"라고 했습니다.

교회 측은 "주차장을 만들기 전, 구청에 해당 터를 공유하거나 벽화를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답했습니다.

세금을 들여 만들고, 홍보하고, 관심이 줄어들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허울뿐인 도시재생사업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화면 제공 이인성기념사업회, 대구 남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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