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소멸 위험 군지역에 매달 일정 금액의 기본소득을 지급해 주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사업이 경북에선 유일하게 영양군에서 시행 중입니다.
그런데 매달 20만 원씩 나오는 기본소득을 쓸 만한 소비처가 없어 돈을 다 못 쓰고 있다는데요,
도대체 현실이 어떤지 이정희 기자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북 영양군 청기면에 있는 농협 청기지점.
구멍가게 수준이지만, 청기면에서 생필품을 살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이현희 영양군 청기면 청기1리 ▶
"두부 2모 하고 간식하고 샀어요. " (고기는) 입암면에 식육점에, 큰 식육점에 거기 가서 사서 왔어요"
◀기자▶
"고기를?"
◀이현희 영양군 청기면 청기1리 ▶
"예"
하지만 매달 받는 기본소득 20만 원 중 여기서 10만 원을 쓰고 나면, 추가로 필요한 생필품이나 농사일에 필요한 농약·농자재를 더 이상 살 수가 없습니다.
농협은 연 매출 30억 원 이상 매장으로 분류돼 사용 금액이 50%로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 신기란 영양군 청기면 정족1리▶
"이거뿐인데 뭐. 그러니 불편하다고 우리가. 노인들이 (다른 면에) 가서 한 짐 지고 다니지도 못하고. 돈 주는 건 감사하고 고마운데 쓰는 것도 힘들어요."
청기면에는 식당도 단 2곳뿐입니다.
가장 흔한 소비처인 주유소, 정육점 하나 없습니다.
한마디로 돈을 쓸 곳이 없다는 겁니다.
특히 이달은 1월 소급분까지 40만 원을 지급받았지만, 다 쓰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영학 영양군 청기면 이장 협의회장▶
"농약을 산다든지, 기름을 산다든지 하면 여기(면에)서 20만 원을 다 소비할 수 있다면 되죠. 그거마저도 안 되죠. 이 제도로 나간다면 못 쓰는 게 태반이 넘습니다."
지난 한 달간 영양군의 기본소득 사용 분석 결과, 가장 매출이 많이 일어난 업소는 영양읍에 있는 농협 주유소, 두 번째는 입암면에 있는 정육점이었습니다.
업종별로는 '기타'로 묶은 일반 소매점을 제외하면 주유소·가스 소비가 가장 많았고 다음은 음식점, 마트, 의료 보건, 카페 등의 순이었습니다.
현재까지 영양군에 지급된 기본소득은 석 달분 27억 원이 넘지만, 청기면에서 소비된 금액은 겨우 5천만 원 남짓. 영양읍 소비 금액의 4%도 안 됩니다.
'농어촌 기본소득 특별위원회'의 영양군 순회 간담회에서도 소비처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김건형 영양군 기본소득팀장▶
"농림부에 계속 건의하는 내용은 '지역 농협에서 쓰는 부분만큼은 지역에서 (전액) 쓸 수 있도록 풀어달라.' 지금 주민들이 제일 불편해하는 게 사용처 문제다."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의 초기 성패를 좌우할 만큼 지역 특성에 맞는 소비처 확대가 현장에선 절실합니다.
MBC 뉴스 이정희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그래픽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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