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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에 밀린 공감대"···행정 통합의 교훈

박재형 기자 입력 2026-03-29 20:30:00 조회수 54

◀앵커▶
대구·경북 행정 통합이 사실상 무산되면서, 통합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일각에서는 향후 총선 등을 계기로 재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이번에 드러난 갈등과 한계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더 큰 과제로 떠오릅니다.

박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방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공방 속에 사실상 좌초된 대구·경북 행정 통합.

이런 가운데 책임 있는 성찰은 보이지 않고, 일각에선 향후 총선에서 '재추진' 필요성만 거론됩니다.

민선 8기 두 차례 행정 통합 무산이 보여준 건 속도가 아니라 과정의 문제였습니다.

시·도민의 삶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안인데도, 통합 필요성에 대한 설명과 공감대 형성은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이해관계 조정 없이 밀어붙인 통합 논의는 갈등만 키웠고, 결국 정책 동력까지 잃었습니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대표▶
"각 지역에서 모여서 이 주제에 대해 숙의를 하고 시·도나 시·군·구는 여러 가지 관련 정보를 시민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하고요"

정치 일정에 맞춰 '성과 내기'에 급급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곱씹어 봐야 할 대목입니다.

통합 기대 효과는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고, 비용과 부작용, 사회적 갈등에 대한 대비도 뒷전이었습니다.

◀윤대식 영남대 도시공학과 교수▶
"행정 통합은 단순히 중앙 권력의 지방 분권, 재정 권한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것 외에 다른 부분도 많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치권에서 논의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제도적 준비 역시 미흡했습니다.

입법·재정·사법 권한 이양, 기초지자체 세원 확보, 주민 참여 확대와 선거제도 개편 등 핵심 과제는 여전히 손도 대지 못한 상황입니다.

막판 갈등을 키운 시·도의회 정수 조정과 산하기관 통합 문제 역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통합 이후 행정 서비스의 질을 어떻게 유지할지도 심도 있게 따져봐야 합니다.

◀김태운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
"이질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통합이 됐을 때 실질적으로 과연 거기에 맞는 (대시민) 서비스가 과연 될 것이냐? 이렇게도 봐야 하는 거죠. 지나치게 우리가 장밋빛 청사진만 가지고 접근할 문제는 아닌데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책임도 분명합니다.

핵심 특례조차 담지 못한 특별법과 임의 규정에 머문 제도 설계는 준비 부족과 정치적 전략 부재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이 때문에 내실부터 다져야 한다는 지적에 힘이 실립니다.

이를 위해 광주·전남의 통합과 부산·경남의 주민 투표 과정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세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결국 ‘선 통합, 후 보완’이라는 접근은 갈등과 불신만 키웠다는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행정 통합은 지역민의 삶을 바꾸는 구조 개편인 만큼, 제대로 된 설계와 합의 없이 추진될 수 없다는 점이 또 한 번 확인했습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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