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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 스마트팜 저주파 소음에 괴로워"···대책 한계

김서현 기자 입력 2026-03-23 07:30:00 조회수 14

◀앵커▶
조용한 농촌 마을에 기업형 스마트팜이 들어선 뒤로 한 노부부가 2년 가까이 저주파 소음 피해를 받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지자체 조사 결과, 실제로 환경부 기준을 초과한 저주파 소음이 확인됐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김서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북 예천군의 한적한 농촌 마을에서 평생 농사를 지어 온 70대 노부부.

2년 전부터 '저주파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합니다.

집 안팎에서 울리는 소음에 솜으로 귀를 막아보기도 하고,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를 수시로 복용한다고 말합니다.

◀김00 저주파 소음 피해자▶
"'웅~'하는 팬 돌아가는 소리. 6개월쯤 그렇게 견뎠는데, 등줄기에 뭐 주르륵 흐르는 것 같더라고. 그다음부터 속이 울렁거렸어요. 이명이 왔다고 진단을 받았어요."

소음이 들린 건 부부의 단독주택과 불과 40미터 떨어진 곳에 채소를 재배하는 기업형 스마트팜 농장이 들어선 이후였습니다.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이 아니어서 부부는 건설이 시작된 뒤에야 농장의 규모를 알게 됐습니다.

◀김00 저주파 소음 피해자▶
"양상추 공장이 들어온다고 그래서 그냥 하우스라고 생각했지."

참다못한 부부가 민원을 제기했고, 그로부터 1년여 뒤인 2025년 말, 예천군이 저주파 소음도 측정을 진행했습니다.

측정 결과, 모든 측정 지점에서 실제로 저주파 소음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주파수 63헤르츠 대역에서는 56.5데시벨로 측정돼, 환경부 기준치를 6.5데시벨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주파는 100헤르츠 이하의 낮은 주파수 대역으로, 사람 귀에 잘 들리지 않지만,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리적·신체적 영향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태량 소음 진동 기술사 (소음 측정 업체) ▶
"63헤르츠 정도에서 넘었다는 건 기본적으로 가이드라인 쪽보다 약간의 소음 기준이 넘어서 이 사람한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저주파 소음이) 층간소음처럼 한 번 이렇게 집중이 되면 심리적으로 좀 압박감을 느끼는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음원으로 지목된 건 스마트팜 농장의 온도 조절을 위해 설치된 다수의 실외기였습니다.

예천군은 농장 측에 소음 저감 대책 마련을 권고했습니다.

◀오서영 예천군 환경관리팀장▶
"해당 사업장에 공문 발송을 하고 방문해서 저감 대책 권고했습니다."

이에 농장 측은 권고를 수용했다는 입장입니다.

실외기 앞에 가림막을 설치하는 등 조치를 취한 바 있고, "2025년 말부터 재배실 3곳 중 1곳에서 가동되는 실외기는 모두 꺼둔 상태며, 추후 소음 재측정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취재진에게 밝혔습니다.

하지만 부부는 조치 이후에도 소음이 들린다며, 방음벽 설치 등 더 적극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김00 저주파 소음 피해자▶
"(소음 때문에) 남의 집 가서 나이 칠십에 잠을 자고, 일상생활이 안 돼서 '올 농사를 포기하자.' 겪어보지 않으면 아무도 모릅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지침상 저주파 소음이 기준치를 초과하면 대책 마련을 권고할 순 있어도 행정처분 등 강제적인 조치는 없어 제도적인 한계도 있습니다.

지난 2022년에는 전남 영광군 주민들이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서 풍력발전기로 인한 저주파 소음 피해를 최초로 인정받으면서 소음 피해가 환경권 침해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는데, 저주파 소음에 대한 실효성 있는 법적 장치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김서현입니다. (영상취재 차영우, 그래픽 권지은)

  • # 저주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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