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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의 용'도 수도권 얘기···비수도권 청년, 더 '세어진' 가난의 대물림

도건협 기자 입력 2026-02-24 20:30:00 조회수 37

◀앵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갈수록 옛말이 되고 있다지만, 이제는 어느 개천에서 태어났느냐가 용이 될 확률을 결정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최근 한국은행이 지역 간 격차가 거주 지역의 대물림과 맞물려 세대 간 경제력의 대물림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대구·경북 등 비수도권에서 태어나 지역에 남은 청년들의 경우, 가난이 대물림되는 현상이 수도권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분석입니다.

도건협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은행이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세대 간 소득 대물림 정도를 나타내는 소득 백분위 기울기, RRS가 0.25로 나타났습니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부의 대물림 경향이 강한 건데, 미국이나 영국보다는 낮지만 계층 이동성이 높은 북유럽이나 독일, 프랑스보다는 높습니다.

문제는 최근 세대로 올수록 대물림의 고리가 더 단단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1970년대생 자녀 세대는 0.11이었지만 1980년대생은 0.32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주택을 중심으로 한 자산 백분위 기울기는 70년대생 0.28에서 80년대생 0.42로 올라, 소득보다 대물림이 더 강했습니다.

고향을 떠난 자녀와, 고향에 남은 자녀의 격차도 뚜렷했습니다.

다른 시·도로 이주한 자녀의 평균 소득 순위는 부모보다 6.5% 포인트 높았지만, 이주하지 않은 자녀는 부모보다 2.6% 포인트 낮아졌습니다.

특히, 이런 이주 효과는 수도권에 편중돼 있습니다.

수도권 출신은 수도권 안에서 거주지와 일자리를 옮기는 것만으로도, 특히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득 상향 이동이 뚜렷했습니다.

하지만, 비수도권 출신은 같은 권역 안에서 거점 도시로 옮겨도 예전만큼 소득이 나아지지 않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정민수 한국은행 조사국 지역경제조사팀장▶
"수도권에 가지 않으면 계층 상승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상당히 축소된 모습이고요. 저소득층일수록 그 이동이라는 것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주를 하는 것이 쉽지 않고, 그래서 많은 경우에 자기 지역에 남아 있게 되는데 그렇게 했을 때 어떤 자기의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특히 비수도권 저소득층 자녀의 경우, 고향에 남으면 부모 소득이 하위 50%일 때 자녀도 하위 50%에 머무는 비율이 과거 50%대 후반에서 최근에는 80%를 넘었습니다.

한국은행은 해법으로, 비수도권 저소득층 학생도 서울 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도록 하는 ‘지역별 비례 선발제’와, 비수도권 거점대학과 거점 도시에 예산을 몰아서 키우는 선택·집중 투자를 함께 제안했습니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비수도권 청년에게 수도권 진입만이 유일한 사다리가 되지 않도록 지역의 작은 개천을 큰 강으로 바꾸는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도건협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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