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무연고 사망자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이렇게 쓸쓸히 홀로 생을 마감하는 이들을 위해 대구시가 공영 장례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허울뿐이라는 지적입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시립공원묘지 안 창고에 흰 천에 쌓인 목함이 가득 찼습니다.
각 구군에서 온 무연고 사망자들의 유골입니다.
2025년에만 327명이 이곳에 안치됐습니다.
5년이 지나면 함께 땅에 묻는데 유골이 느는 속도가 빨라 해가 갈수록 창고에 빈자리를 찾기 어렵습니다.
◀정찬우 대구시립공원묘지 팀장▶
"2022년도부터 이제 매년 100여 개 조금 더 되던 유골들이 (한 해) 200여 기 더 증가했고 올해도 지금 현재 작년 대비 한 10% 정도 더 (들어왔습니다.)"
이곳으로 오는 고인들,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대구시에도 공영 장례 지원 조례가 생겨 지난 2023년부터 지자체가 무연고 사망자에 대해 빈소를 차려주고 있지만 사실상 조문이나 추모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구·군 홈페이지마다 공영 장례 부고를 알리는 게시판은 제때 등록되지 않거나 시민들이 찾아보기 쉽지 않고, 지자체가 대신 차리는 빈소 역시 대부분 3~4시간만 열리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창호 인권운동연대 사무처장▶
"공영 장례가 하루라도 이분들 기억하고 (마지막을) 따뜻하게 보내겠다는 취지인데 사실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걸 보면 3시간 만에 장례가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얼렁뚱땅 이루어지고 있어요. 장례 시간을 보장하고 또 주변이 함께 널리 돌아가신 분들을 기억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빨리 만들어지는 게···"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부고 알림을 현실화하고 최소한 24시간은 빈소를 운영하도록 조례를 개정해 누구든 고인을 조문하고 추모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공설장례식장을 확보할 필요성도 크다고 지적합니다.
대구시는 장례 일정을 확인할 수 있는 별도 게시판을 만들고 빈소를 더 오래 유지하도록 조치하는 등 제도를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명복 공원 현대화 사업을 통해 공영 장례를 위한 공간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 그래픽 한민수)
- # 무연고
- # 무연고 사망자
- # 대구 공영장례
- # 공영장례제도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