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금요일, 대구에서는 집 없이 홀로 세상을 떠나간 무의탁 빈민, '홈리스'를 기리기 위한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지역에서도 홀로 임종을 맞고 시신을 거둘 주변 사람이 없는 무연고 사망이 해마다 크게 늘고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1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을 앞두고 대구 도심 공원 한켠에 소박한 제사상이 차려졌습니다.
떡과 과일, 나물 몇 개 올린 상에 위폐 수십 개와 얼굴 없는 영정사진 하나.
사람들이 그 앞에 서서 묵념합니다.
이렇게 인사하는 사람도, 인사를 받는 쪽도 '홈리스', 쪽방이나 거리에서 홀로 살아가던 이들입니다.
◀추모객▶
"저 이름 중에 사실은 내가 있을 수도 있다··· 나이가 많거나 아프거나 이래서 일을 못 하게 되면 노숙이나 쪽방으로 나올 수밖에 없거든요."
대구쪽방상담소와 반빈곤네트워크가 2025년에도 홈리스 추모제를 열었습니다.
거리에서 홀로 생을 마감한 이들을 기리고 팥죽 한 그릇 나누며 고인들과 비슷한 처지인 홈리스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유경진 행복나눔의집 간사▶
"존엄한 죽음을 애도할 시간 없이 쓸쓸히 혼자 돌아가시는 그런 실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추모제로 이분들을 기억하려 합니다."
가족, 사회와 단절된 채 극빈의 상황에서 홀로 죽음을 맞는 이들이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2025년 대구 지역 무연고 사망자는 357명.
처음 300명 대를 기록한 2024년보다 50명 더 많아졌고, 5년 새 2배 늘었습니다.
시민단체는 무연고 사망자 3명 가운데 1명꼴로 홈리스 주민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자체가 시신을 관리하지만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연고가 없는 사람도 생의 마지막을 존엄하게 보낼 수 있도록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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