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로봇 수도'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대구
대구가 'AI 로봇 수도'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수성 알파시티를 AX, 그러니까 AI 전환 연구개발 허브로 조성하기로 했고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대구타운홀미팅에서는 'AI 로봇 수도' 방침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현재 글로벌 AI 패권 경쟁은 미국과 중국의 양강 구도 속에 영국이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형국입니다.
과거 산업혁명의 발상지였던 영국은 이제 AI 시대를 맞아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AI 생태계 조성 전략과 로봇 기술의 진화, 그리고 데이터 주권 확보 노력은 'AI 로봇 수도'를 꿈꾸는 대구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미·중 틈바구니 속 영국의 승부수···"인재와 AI 생태계에 집중 투자
영국은 딥마인드와 암(Arm) 등 세계적인 기업을 배출하며 글로벌 AI 경쟁력 3위권으로 평가받습니다.
런던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지난 7월, '컴퓨트 로드맵'과 'AI 연구 인프라' 계획을 발표했는데, 2030년까지 20억 파운드(한화 약 3조 8천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핵심은 '인재'와 'AI 생태계'입니다.
영국은 'UK AI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키고 해외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파격적인 이주비와 연구비 지원 등 인센티브를 내걸었습니다.
잭 포터 인트라링크 EMEA 총괄 "(영국은) 수천 명의 연구자를 대규모로 유치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각 분야에서 최고 수준의 ‘정예 중의 정예’만을 목표로 합니다. 전체 규모도 100명 미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차별적 영입보다 최고의 인재만 뽑겠다는 겁니다.

런던 중심부에 AI 허브 조성···생태계 확장
이러한 정부 지원에 힘입어 런던 중심부에는 2025년 들어 AI 허브가 조성되었습니다.
스타트업과 대학, 연구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생태계가 구축하고 있는데요.
입주 스타트업은 더 이상 막연히 미국 실리콘밸리를 꿈꾸지 않는다며 만족스러 모습입니다.
햅스 이사벨 김 AI 스타트업 'XYLO' 대표 "예전에는 영국의 많은 창업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는 것을 ‘최종 목표’처럼 여겼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유럽 자체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크게 성장하면서 유럽만의 분위기와 존재감이 확실히 자리 잡았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건강한 경쟁심을 느끼고 있고 영국 안에서도 충분히 좋은 스타트업 문화를 만들고 실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노동 대체를 넘어 공존으로···휴머노이드와 피지컬 AI의 진화
AI 기술은 디지털 공간을 넘어 현실 세계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의 부상입니다.
영국은 산업혁명 당시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신했던 경험을 넘어, 이제는 판단하고 소통하며 공존하는 로봇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영국 '엔지니어드 아츠'에서 개발한 휴머노이드 AI '아메카(Ameca)'가 대표적입니다.
생성형 AI를 탑재해 다국어 소통이 가능하고 머리에만 28개의 모터로 장착해 미세한 표정 변화까지 구현합니다.
모건 로우 '아메카' 개발 엔지니어드 아츠 COO "미래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 사이 움직이고 걸어 다니고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입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신체를 가진 AI'가 인간의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일상을 돕는 존재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런던 UCL EAST 캠퍼스에는 로보틱스와 자율시스템, 인간과 로봇의 상호 작용 등을 연구하는 연구실이 모여 있습니다.
네발로 걷는 로봇이 스스로 지형을 파악해 이동하고 인간이 직접 다가가기 위험한 높은 공간 등에 대신 투입하는 AI 로봇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작업 기계를 넘어 사람과 함께 일하며 위험을 대신하고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존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디미트리오스 카눌라스 UCL 로보틱스·AI 교수 "위험하거나 반복적이어서 사람이 계속 수행하기 힘든 작업들 또는 사람이 수행하기 거의 불가능한 일들까지도, 이제는 실제 환경에서 인간과 함께 일하는 로봇이 그런 작업들을 도와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영국의 AI 로봇 연구는 산업 자동화를 넘어 의료·돌봄·교육·재난 대응 등 사람의 삶과 가장 가까운 영역에 입지를 확대해 가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 ‘아메카’와 인간과의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은 AI 시대, 로봇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데이터의 중요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집니다.
영국은 자국 데이터를 스스로 보유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인 '소버린 AI(Sovereign AI, AI 주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한 시간 남짓한 곳에 하웰 캠퍼스가 있습니다.
과거 원자력 연구를 하던 곳인데, 지금은 300여 개 기업과 7천여 명의 연구 인력이 모인 첨단 산업 단지로 탈바꿈했습니다.
지뢰를 탐지하고 화학 공격이 벌어진 전쟁이나 재난 현장에 투입되는 로봇 등 국방 및 산업 AI 연구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런던에서 북쪽으로 100km가량 떨어진 케임브리지 대학에는 '돈(DAWN)'이라는 AI 슈퍼컴퓨터가 있습니다.
브리스톨 대학의 '이삼바드'는 영국 AI 인프라의 핵심으로 꼽힙니다.
이곳의 데이터센터는 의료, 과학, 산업 전 분야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며 거대 AI 모델을 학습시킵니다.
특히 영국은 방대한 데이터의 보안과 통제를 위해 '오픈스택' 기반의 자체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했습니다.
폴 칼레하 교수 (케임브리지대 연구 컴퓨팅 책임자) "AI 주권은 이제 국방, 보건, 경제 등 여러 영역과 맞닿아 있습니다. 모든 국가는 이런 분야에서 AI를 스스로 통제하고 발전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나라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누가 데이터를 보유하는지가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AI 주권은 국가 의사결정을 좌우할 만큼 중요합니다.
AI 주권 확보는 단순히 기술을 보호한다는 의미를 넘어 국가의 미래를 지킨다는 점에서 AI 시대 반드시 지켜야 할 핵심 가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AI 로봇 수도'를 지향하는 대구 역시 단순한 기술 집적을 넘어, 영국과 같이 인재가 모이는 생태계 조성,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 기술의 사회적 적용, 그리고 독자적인 데이터 인프라 구축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AI 주권 확보가 곧 국가와 도시의 미래 생존 전략이 된 지금, 영국의 사례는 대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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