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역 발전과 정책 벤치마킹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기초의원들의 해외 연수가 외유성 논란과 예산 낭비 등의 논란으로 말썽이 일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대구시 구군 의회 의원들이 대구 비슬산으로 합동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대구시 구군 의회 의장협의회에서 주최한 건데, 예산을 어떻게 썼을까요?
변예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기자▶
지난 9월, 이곳 비슬산 일대에서 대구시 구군 의회 합동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9개 구군 의원 73명과 수행 직원 75명이 참석했는데, 어떤 일정을 소화했을까요?
그대로 따라가 보겠습니다.
공동체 의식을 기르고, 지역 발전 우수 사례를 살펴본다는 목적이었습니다.
일정은 오전 10시 반부터 시작됐습니다.
이들은 전기차를 타고 비슬산에 오른 뒤 1시간 반가량 대견사를 둘러봤습니다.
◀조규화 대구광역시 구군 의회 의장협의회장▶
"데크로 되어 있더라고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도록, 정상까지 올라가는 건 극히 드문 상황이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우리가 벤치마킹할 수 있으면 한번 해보자."
점심은 인근 호텔 뷔페에서 먹었고, 오후에는 1시간 동안 2026년 예산 심의 대비 특강을 들었습니다.
의정 활동을 잘한 의원 24명에게는 지방 의정 봉사상이 주어졌습니다.
참가자 가운데 1/3이 상을 받았습니다.
◀대구시 구군 의회 의장협의회 관계자▶
"물의를 일으켰거나 이런 분들이 보통 시상에서 제외되는 것 빼고는 별도 특별한 기준은 없고요. 그 안에서 활동이나 이런 걸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뚜렷한 기준 없이 의원들끼리 상을 나눠 가진 셈인데, 이렇게 받은 상은 의원들의 실적으로 포장돼 홍보에 활용했습니다.
총 4시간 반짜리 일정, 예산 1,442만 원이 들었습니다.
어디에, 어떻게 쓰인 걸까요?
가장 많은 돈이 빠져나간 건 대관료와 식비입니다.
651만 원이 들었습니다.
상을 받은 의원들을 위해 상장과 감사패, 꽃다발을 준비하는 데 340만 원을 썼습니다.
교육비로 313만 원, 전기버스비와 간식 등으로도 지출했습니다.
이 워크숍을 주관한 곳, 대구시 구군 의회 의장협의회입니다.
쓴 돈은 모두 세금입니다.
대구 9개 지자체는 2025년 9,000만 원을 부담금 명목으로 대한민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에 냈습니다.
이 가운데 5,400만 원을 대구시 구군 의회 의장협의회가 받아씁니다.
하지만 이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썼는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집행 내역을 누리집에 공개하는 중앙 정부와 기초 지자체, 의회와 달리, 의장협의회는 정보공개를 청구해야 합니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
"마음대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도록 그런 구조가 되어 있는 거고, 지금도 그 구조를 악용해서 계속 (예산 집행 내역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세금이 깜깜이로 쓰이는 사이 각 지자체 부담금은 700만 원 수준에서 2024년부터 1,000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지자체가 예산을 어떻게 쓰는지 감시하라고 뽑아줬더니 의원 자신들이 쓸 예산은 감시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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