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구MBC NEWS

[단독] '리박스쿨' 도서 옹호하며 교육청 비판한 경북 구미 초등 교감···정치적 중립 위반 논란

심병철 기자 입력 2025-10-20 20:00:00 조회수 9

◀앵커▶
극우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이 교재로 활용한 역사 왜곡 어린이 도서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면서 폐기 처분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북 구미의 한 초등학교 교감이 해당 도서들을 옹호하며 교육청이 폐기를 압박했다며 비판하는 메시지를 동료 교사들에게 보내 논란입니다.

심병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댓글 공작팀을 운영하며 대선 여론조작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극우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이 어린이 교재로 활용한 '엄마가 들려주는 이승만 건국 대통령 이야기'입니다.

수만 명의 민간인 희생자를 낳은 제주 4.3사건을 방사선 치료로 빗대어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의 건국을 1948년 8.15일로 규정하며 뉴라이트 사관을 그대로 반영했습니다.

반면 한국전쟁 때 최대 30만 명이 한국 군경에 의해 학살당한 보도연맹 사건은 다루지 않습니다.

5만 명 이상의 국민방위군이 간부들의 부정부패로 굶거나 얼어서 숨진 사건도 빠져 있습니다.

리박스쿨이 교재로 사용한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6.25 전쟁'도 두 사건을 싣지 않는 등 역사 왜곡이 심합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이 책들이 "6·25 전쟁 피해를 축소하고, 이승만 대통령의 업적을 강조하면서 편집과 왜곡이 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국회에서 이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전국 800여 학교에 비치된 해당 도서들은 폐기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경북 구미의 한 초등학교도 해당 도서들을 폐기했는데, 해당 학교 교감이 이를 문제 삼았습니다.

지난 10월 초, 이 학교 교감은 학교 통신망을 통해 교사들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 교육청이 도서 폐기를 압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좌우 균형을 맞춘 도서인데, 나치의 괴벨스처럼 언론에서 떠들어대니 문제의 도서가 되었다며 옹호했습니다.

◀구미 ◯◯초등학교 교감▶
"제가 이거를 폐기할 부분까지 될까 이런 생각이 됐단 말이에요. 결과적으로 폐기는 했지만 우리 선생님들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래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대부분 선생님들은 그냥 모르고 그냥 넘어가거든요."

경북도교육청은 해당 도서를 폐기하라고 지시한 적은 없고 논란이 있으니 학교에서 잘 판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 ▶
"저희들이 그것을 어떤 정책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육의 가장 중요한 것이 이제 정치적 중립이 제일 중요하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한번 안내 차원에서 공문을 발송한 적이 있습니다."

경북교사노조는 해당 교감의 행위가 문제가 많다면서 경북도교육청에 감사를 요구했습니다.

◀방신혜 경북교사노조 사무처장▶
"교감 선생님께서 하신 게 당연히 공무가 아니잖아요. 이승만이 어떻고 이런 것들이 그래서 그런 부분에서도 문제가 되니까 첫 번째는 정치적 중립 위반 두 번째는 메신저 사용 정책에 대한 위반(입니다.)"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이 개인의 정치적 신념을 직무 수행에 끌어들이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판단력이 부족한 초등학생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심어줄 우려가 있는 도서를 학교 관리자가 옹호했다는 점에서 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그래픽 한민수)

  • # 구미
  • # 경북교육청
  • # 리박스쿨
  • # 리박스쿨도서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심병철 simbc@dgmbc.com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