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시가 세계적인 습지로 인정받고 있는 달성습지에 관광 다리를 놓은 사업을 환경단체들의 강한 반대에도 강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달성습지가 있는 낙동강 주변 주민들의 콧속에서 남세균 독소가 검출돼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어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달성습지는 1989년 세계 습지 목록에도 오를 정도로 천혜의 습지로 꼽힙니다.
수달과 삵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입니다.
대구시는 여기를 생태 관광과 문화 관광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면서 지난 2월부터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을 강행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 사업의 핵심인 관광 다리 건설로 생태계가 파괴된다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박호석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위 대표▶
" 어떻게 이렇게 뻔뻔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습니까? 달성습지를 자연보호를 하려면 다리를 안 놔야죠."
이 사업에 들어가는 예산은 300억 원가량으로 2026년 상반기까지 준공 목표입니다.
대구시는 전국적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곳이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최대 6천 배나 강한 남세균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곳이라는 겁니다.
환경단체와 의료계, 학계가 공동으로 2024년 여름, 낙동강 인근 주민과 활동가 등 97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47.4%인 46명의 콧속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습니다.
특히 낙동강 중류인 대구가 마이크로시스틴에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왔습니다.
조사 대상자 12명 가운데 83.3%인 10명에게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돼 가장 심각했습니다.
◀김동은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 교수▶
"코나 기도의 점막은 사실 우리 몸에 면역을 담당하는 최일선의 방어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녹조 독소가 코나 기도로 들어와서 점막이 파괴되게 되면··· (정말 걱정스러운 상황입니다.)"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 수치는 2010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저수지에서 레크레이션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때 결과보다 최대 4.3배 높습니다.
◀이승준 경북대학교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녹조 독소 전공)▶
" 지금 에어로졸에 대한 기준치는 전 세계적으로 없기는 한데요. 이제 지금까지 조사된 수치를 보면 우리나라 수치가 외국에 비해서는 월등히 높습니다. 이 말은 이제 강에도 녹조가 심하고 그게 공기 중으로도 지금 계속해서 녹조 독이나 유해 남세균들이 계속해서 전파가 된다는 이야기죠."
환경부는 2025년 여름 낙동강 등에서 공기 중 남세균 독소 검출 등에 대한 민·관·학 공동 조사를 추진할 예정입니다.
대구시의 태도 변화는 없습니다.
◀대구시 담당 부서 관계자 ▶
"환경영향평가를 해서 그게 훼손이 안 되는 방향으로 저희가 설계도 했고 공사를 추진 중입니다. 마이크로시스틴에 대해서는 저희 부서에서는 좀 답변하기가 좀 곤란하고요."
시민사회단체들은 왜 수백억 원의 예산을 쓰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환경을 파괴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대구시의 막무가내식 행정을 멈춰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 한보욱, 그래픽 한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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