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녹조 현상이 극심한 낙동강 주변 주민들의 콧속에서 맹독성 발암물질로 알려진 유해 남세균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낙동강 중류인 대구가 남세균 독소 노출에 가장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병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낙동강네트워크와 대한하천학회, 환경운동연합 등은 지난해 여름, 낙동강 주변 주민과 활동가 등 97명을 상대로 콧속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의료계와 학계 등이 참여해 2024년 8월 20일부터 9월 12일 사이에 이뤄진 이번 조사에서 97명 가운데 47.4%인 46명에게서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습니다.
특히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6천 배 이상 강한 마이크로시스틴 LR이 전체의 73.9%인 34명에게서 나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등에 따르면 발암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에 장기간 노출되면 간이 손상되거나 생식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백도명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명예교수▶
"에어로졸 내지는 찰랑찰랑거리는 물방울 속에 들어 있으면서 공기 중으로 떠다니고 그 떠다니는 것을 근처 혹은 여러 가지 활동하는 사람들이 흡입을 할 수 있고 코 비강 속에서 확인된다."
특히 낙동강 중류인 대구가 마이크로시스틴에 많이 노출된 것으로 나왔습니다.
조사 대상자 12명 가운데 83.3%인 10명에게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돼 가장 심각했습니다.
직업별로는 현장활동가가 15명 가운데 9명으로 검출률이 60%로 가장 비중이 높았습니다.
다음은 농축산업이 28명 중 14명으로 50%, 어업이 11명 가운데 5명으로 45.4%, 주민 43명 중 18명, 18%로 뒤를 이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 수치는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이뤄진 조사 때 결과보다 최대 4.3배 높았습니다.
◀강찬수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대한민국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 이렇게 오염돼서 녹조 독소가 날리는 곳에서 살아야 되겠습니까?"
환경단체들은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46명 중 40명을 상대로 급성기 증상도 조사했습니다.
복수로 응답이 가능한 이번 조사에서 58%인 23명이 재채기를 호소해 가장 많았습니다.
눈가려움증과 이상 눈물 분비 등을 언급한 사람은 21명으로, 53%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호흡기를 통해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민 건강에 큰 위험 요인으로 꼽힙니다.
◀김동은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이비인후과 교수▶
"녹조 독소가 코나 기도로 들어와서 점막이 파괴되게 되면 그 녹조 독소가 혈관을 통해서 온몸으로 퍼질 수 있어서 정말 걱정이 많이 되는 그런 상황입니다."
환경단체들은 녹조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려면 대통령 직속으로 국민위원회를 구성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 # 환경단체
- # 마이크로시스틴
- # 녹조
- # 낙동강녹조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