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구 시립희망원에 강제수용됐던 전봉수 씨가 24년 만에 가족을 찾은 소식이 2024년 전해졌는데요.
이런 기적 같은 사례가 또 나올 수 있을까요?
희망원에 있는 장애인 입소자 중 10년 이상 가족과 연락되지 않는 사례가 절반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재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998년 당시 35살이던 지적장애인 전봉수 씨는 천안역에서 납치돼 대구시립희망원에 강제 수용됐습니다.
전 씨는 폭력, 가혹행위, 강제 노역에 시달리다 24년 만인 2022년 시설에서 나와 극적으로 가족과 상봉했습니다.
지문 조회 같은 신원 확인도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사회복지사와 행정기관, 경찰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꿈에 그리던 가족을 만난 겁니다.
◀전봉수 대구희망원 피해자 (2024년 12월)▶
"가족들 만났습니다. 좋았습니다. 청춘이 아깝습니다. 사과받고 싶습니다"
전 씨처럼 또 다른 희망원 생활인들이 가족과 떨어져 고통을 겪는 건 아닐까?
우리복지시민연합이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에 정보공개 청구한 결과, 대구희망원 생활인 527명 가운데 54%인 283명이 10년 넘게 가족과 단절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년 이내 포함하면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희망원 입소 이후 지문 조회로도 신원을 알 수 없어 가족관계등록부를 창설한 입소자도 37명.
시민단체는 생활인의 가족 찾기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행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
"생활인이 사망한 후에 가족을 찾기보다 평상시에 지속적으로 개별 신청 상담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찾을 필요가 있고요. 개인 동의를 전제로 해서 유전자 등록이나 정부 24시 헤어진 가족 찾기 신청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구희망원을 운영하는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은 희망원 생활인들의 가족을 찾기 위해 지문 조회나 유전자 등록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가족들이 유전자 등록을 하지 않으면 가족 찾기가 어려운 만큼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시민단체는 복지부가 노숙인 사업 안내 지침을 보완 변경하고, 행정 기관이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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