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겨울마다 경북 고령에 날아오는 독수리가 늘어나면서 고령을 생태관광의 중심지로 만들자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멸종위기종인 독수리의 서식지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환경 당국과 지자체의 무관심과 오해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2025년 2월 14일 경북 고령군에서 뜻깊은 행사가 열렸습니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이자 겨울 철새인 독수리를 보호하기 위한 '낙동강 독수리포럼'이 개최된 것입니다.
2022년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독수리 식당'을 운영하는 10개 단체들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환경과 생태, 관광·교육을 연계한 서식지 보호가 주제입니다.
◀곽상수 독수리식당 주방장▶
"포럼을 통해서 독수리의 서식지 보존을 어떻게 할 것인가 또 이것을 교육이라든지 다양한 관광을 통해서 어떻게 지역민들이 참여하고 또 이 서식지 보존을 또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독수리는 전 세계적으로 1만 마리 정도 남아 있는데 산업화와 도시화로 그 수는 점점 줄고 있습니다.
몽골에서 3천 km를 날아서 우리나라로 오는 독수리는 2천 마리 정도로 추정됩니다.
낙동강을 끼고 있는 고령은 2005년부터 독수리가 찾아왔습니다.
2008년 무렵에는 개체 수가 150마리까지 늘면서 대구·경북 최대 월동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4대강 사업 이후 서식지가 축소된 데다 행정 당국이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등을 우려해 먹이 주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개체 수가 줄였습니다.
2021년 겨울에는 50여 마리까지 감소해 가장 개체 수가 많았던 때의 1/3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곽상수 독수리식당 주방장▶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먹이 주기를 위해서 대구환경청이나 대구시, 고령군을 여러모로 이렇게 만났지만 결국 AI 또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 이런 핑계로 이제 이런 행사를 하는 걸 꺼려해요."
독수리는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과 관련 없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 되고 있습니다.
◀최동학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대표(수의사)▶
"그렇기 때문에 특별히 독수리는 조류 독감을 크게 전파하는 매개체라고 걱정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남 고성군은 2020년부터 먹이 주기와 생태 체험, 생태 축제 등 독수리와 연계한 생태 관광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번 겨울에도 800마리가 월동하면서 국내 최대 독수리 월동지로 떠올랐습니다.
고령과 반대 상황입니다.
다행히 환경단체들이 2022년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독수리 먹이 주기에 나서면서 전환점을 맞고 있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최대 250마리가 관찰돼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습니다.
고령이 독수리 월동지로서 명성을 되찾고 있는 지금 환경 당국과 지방자치단체들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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