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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독수리 월동지' 명성 되찾은 경북 고령···'먹이 주기' 덕분에 역대 최대 250마리 관찰

심병철 기자 입력 2025-02-23 18:00:00 조회수 9

◀앵커▶
얼마 전 천연기념물이자 멸종 위기 야생동물인 독수리가 굶주린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대구문화방송은 과거부터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해 왔었는데 환경단체들이 여기에 공감해 3년 전부터 먹이 주기 행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먹이 주기 덕분인지 대구·경북 최대 독수리 월동지인 고령에서 2025년 역대 가장 많은 개체 수가 관찰되면서 옛 명성을 되찾고 있습니다.

보도에 심병철 기자입니다.

◀기자▶
환경단체 회원들이 준비한 돼지고기 덩어리들을 하천가 여기저기에 옮겨 놓습니다.

상공에는 어느새 모여든 독수리들이 무리 지어 날고 있습니다.

환경단체 회원들이 자리를 뜨자 독수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유유히 하강합니다.

2미터 길이의 큰 날개를 펼치며 하늘을 나는 모습은 장관의 물결을 이룹니다.

먹이 주기 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은 감탄사를 내뱉습니다.

◀김시훈 초등학생 (먹이 주기 행사 참가자)▶
"생각보다 신기했어요. 맨 처음에는 독수리 온다 해서 별로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독수리도 엄청 크고 신기했어요."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이 독수리 먹이 주기 행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2022년 겨울.

그해 봄 독수리가 굶주려서 위험에 빠졌다는 대구문화방송의 보도를 보고 '독수리식당'이란 이름으로 먹이 주기 행사에 나선 것입니다.

◀곽상수 '독수리식당' 주방장▶
"2022년 3월에 개진에 있는 강변에 독수리가 굶어 죽는다 구조된다 이런 말이 MBC를 통해서 나왔고 그러고 저희들이 이제 독수리 식당을 여는 사람들이라는 이제 단위를 이렇게 만들었습니다."

이번에 3년째를 맞은 독수리 먹이 주기 행사는 2024년 12월부터 2025년 3월까지 매주 2차례씩 열립니다.

이곳 고령 일원에는 독수리 먹이 주기 행사를 시작한 이후부터 매년 겨울철을 나는 개체 수가 늘고 있습니다.

4대강 사업 이후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독수리가 먹이 부족으로 2022년 겨울에는 50여 마리까지 줄었지만 2025년에는 많게는 250마리까지 목격됐습니다.

◀곽상수 '독수리식당' 주방장▶
"오늘은 한 170마리 정도가 온 것 같고요. 최근에 가장 많이 올 때는 한 230마리에서 250마리 정도가 독수리 식당을 찾고 있습니다."

독수리가 처음 월동하기 시작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개체 수가 관찰된 것입니다.

◀강한슬 중학생(먹이 주기 행사 참가자)▶
"지난번에 몇 년 됐는데 그때는 독수리를 가까이서 제대로 못 봤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경북 최대 독수리 월동지인 고령이 환경단체들의 노력으로 4대강 사업으로 잃어버렸던 명성을 되찾고 있습니다.

MBC 뉴스 심병철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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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병철 simbc@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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