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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ON] 무관용 사회에 반복되는 비극···지시는 했지만 책임은 없다? 외 주간이슈

김은혜 기자 입력 2025-02-23 10:00:00 조회수 6

촉망받던 아역 배우에서 배우로···꺾여버린 청춘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김새론 배우가 숨졌습니다. '연기 천재'로 촉망받았고 성과를 내온 이 배우는 자숙하며 복귀를 시도했지만, 돌아올 기회는 없었습니다. 연예인에게만 엄한 잣대, 마녀사냥식 공격이 팽배한 사회 문화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2000년생인 고 김새론 배우는 2010년 영화 아저씨를 통해 국민 아역배우로 우뚝 섰습니다. 이후에도 청룡영화상 최연소 신인여우상을 받으며 촉망받았습니다. 하지만, 2022년 5월 음주운전 사고를 내면서 모든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사고 당시 영상이 공개되면서 거센 비난을 들었습니다.

이후의 행보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이 덧씌워졌습니다. 고 김새론 배우는 사고로 피해를 본 인근 상가 등에 피해 변제 등을 하면서 수억 원의 채무를 진 것으로도 알려졌고 소속사와도 결별했습니다. 이후 생활고 때문에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이조차 진정성을 의심하는 유투버, 사이버 렉카라고도 부르죠. 이들에 의해 공격받았고, 조회 수를 위해서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뽑거나 보도하는 언론의 재생산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요즘 포털 사이트에서 연예, 스포츠 관련은 댓글이 사라졌지만요. 유튜브나 당사자 본인 SNS로 악플과 공격은 옮겨갔는데요.

한 작가는 "이래도 안 죽을래?" 하는 인격 살인 수준이라며 사람 살리는 일에 무감하고 공론장이 처형장이 된 사회에 무슨 희망이 있는가?라고 반문했고, 한 정신의학과 전문가는 "실수하고 낙오한 사람을 버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한 우리 사회 모습이 흡사 오징어 게임같다."고 했습니다. 외신들은 K팝, K드라마는 급성장기에 들었지만, 경쟁이 치열하고 외모·행동에 있어서 완벽할 것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스타들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비판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미지’ ‘대중의 사랑’으로 사는 연예인에만 가혹한 잣대?!
강대식, 구자근, 김형동. 경북을 지역구로 든 국회의원 이름이라 좀 익숙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도 있고, 윤종군, 김용만 의원도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요? 바로,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습니다. 2024년 4월 있었던 22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후보자 697명 중 8.1%인 57명이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물론 선거에서 떨어진 사람도 있지만, 국회에 입성해 민생을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은 음주운전을 공천에서 불이익을 주는 감점 요인으로 삼고 있지만요.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 시행 이전은 대상이 아니라서 라는 이런 입장을 내놓긴 했는데요.


가수 김호중처럼 음주운전을 숨기거나 회피한 것도 아닌데도,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유독 가혹한 잣대라는 비판에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합니다. 고 이선균 배우의 경우도 자신을 둘러싼 사건이나 일에 해명의 기회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소비됐고, 그가 떠나고 나서야 지금같은 자성이 나왔지만 바뀌지 않았고 또 반복됐습니다.

잘못에 대해 ‘무조건적’인 관용을 베풀어서도 안되겠지만, '무관용' 사회가 바뀔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부질없는 말이라 느껴지기는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이 죽음을 계기’로 라는 표현을 할 수밖에 없는데요. 자극적인 기사나 콘텐츠를 소비하는 개개인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건강한 미디어, 콘텐츠 환경을 위한 정책적인 보완도 필요해 보입니다.

지시했지만···책임은 없다?!


지난 2023년, 대구퀴어문화축제 진행을 둘러싸고 주최 측과 대구시가 충돌을 빚었고, 소송 중인데요. 최근 항소심 재판부가 1심과 마찬가지로 축제를 막아선 행정기관은 잘못했지만, 이를 지시한 홍 시장 책임은 제외하는 판결을 했습니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지난 2009년 시작됐고요. 성 소수자 뿐만 아니라 장애인, 이주노동자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가 참여하는 문화축제로 진행돼왔습니다. 인근에서 반대, 보수단체 맞불 집회가 열리기도 했지만, 대체로 6월 중순 주말 하루에 차분히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홍준표 대구시장 취임 이후 2023년 행사를 앞두고는 전운이 감돌았습니다. 홍 시장은 SNS를 통해 "불법"을 강조했고 인근 상인들도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적법한 집회라며 각하했습니다. 집회 진행을 위해서 대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무대와 부스를 설치하려고 하자 대구시는 도로를 무단으로 점용했다며 공무원 500여 명을 동원해 무대 차량의 진입을 막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당시 경찰이 합법적인 집회라며 공무원들을 도로 밖으로 밀어내면서 사상 초유의 행정기관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퀴어축제 주최 측은 대구시와 홍준표 대구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2심 법원 ‘집회 적법’ 인정
1심 재판부에 이어 항소심 재판부도 "집회는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라는 체제의 근간을 유지하고 민주적 공동체가 가능하기 위해 불가결한 권리로 이같은 중요성에 비추어 다른 기본권에 비해 적극적인 보장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홍 시장은 집회와 별개로 도로점용은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그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헌법에서 집회 허가제를 금지하고 있고 집회 신고 시 따로 도로점용허가를 받을 것을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그 물건이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 명백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이상 규제는 제한적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인 주최 측이 설치하려 한 무대나 부스가 도로점용허가 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연 1회 열리고 진행 기간도 하루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하면 도로 구조나 교통에 지장을 주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달라진 건 시장에 대한 부분만


1심 재판부는 적법한 집회를 막은 대구시와 홍준표 시장이 공동으로 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측인 대구시와 홍 시장은 항소했는데요. 항소심 재판부는 대구시가 원고 측에 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대구시와 홍준표 대구시장, 피고 측 대리인은 홍 시장이 공무원들에게 지시한 적이 없고, 지시했다고 하더라도 고의나 중과실이 없다고 주장했는데요.

재판부는 홍 시장이 SNS에 글을 올리고, 당시 직접 현장에 나와 한 발언을 보면 집회 저지 행위는 홍 시장의 지시, 관여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홍 시장이 무대와 부스 설치를 위한 차량 진입을 저지하는 조치가 도로법상 인정되는 도로관리청의 포괄적인 관리권을 넘어선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점을 토대로 홍 시장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전제로 한 주최 측 주장은 이유가 없다고 봤습니다.

다른 기본권보다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하는 기본권이라고 보면서도 이를 제한한 행위가 중과실이 아니다, 그렇게 인식 못했을 수 있다고 한 판단에 반발이 나오고 있는데요. 주최 측은 꼬리 자르기가 아니라 '머리 자르기'라며 비판하면서 대구시의 잘못이 명백한 것은 홍 시장의 잘못 또한 명백한 것이라며 항소할 방침입니다.

법은 경찰보다, 누구보다 내가 더 잘 안다며 불법에 대한 강한 저지 의지를 비췄던 것으로 보였는데, 이번 판결이 다른 방향으로, 다른 지자체나 다음 집회에도 ‘그래도 된다’로 해석될 여지를 줄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듭니다.

시기 앞당긴 대구국제마라톤
세계육상연맹이 3년 연속 '골드라벨'로 인증한 대구국제마라톤대회가 2월 23일 열립니다.


지난 2001년에 시작한 대구국제마라톤대회는 전통적으로 4월 초에 열렸는데요. 2024년 대회가 끝난 뒤 홍준표 대구시장이 3.1절 개최를 추진하라고 하면서 시기 변경을 검토했습니다. 4월 초이긴 했지만 다소 높은 기온에 기록이 저조했다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선수들이 대회 시간대 평균 기온이 5도에서 10도로 레이스 할 수 있도록 2월 네 번째 일요일로 변경됐습니다.

대구국제마라톤대회는 국내 유일의 골드라벨 대회인데요. 전 세계 1천100여 개 마라톤대회 중에서 코스, 참가선수 등에 대해 철저하고 엄격한 평가 기준을 통과해야 선정될 수 있습니다. 2025년 골드라벨 인증 대회는 2024년 45개에서 25개로 줄어들었지만, 대구는 3년 연속 골드라벨 인증받았습니다.

역대 최당 인원 참가···교통 통제 확인하세요


2025대회에는 엘리트 부문에 14개국 62명, 국내 96명 선수가 참가하고요. 동호인부터 일반 시민을 포함한 총 참가자 수는 2024년 2만 8천여 명에서 4만 2백여 명으로 만 2천여 명 늘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023년 대회 이후 대구마라톤 상금을 보스톤 마라톤 우승 상금을 뛰어넘는 16만 달러로 4배 늘렸는데요. 2시간 3분에서 5분대 기록을 보유한 정상급 마라토너 8명이 참가합니다.

그동안 대구국제마라톤대회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출발하고 같은 코스를 도는 루프 코스였지만, 2024년부터 대구스타디움에서 출발해 청라언덕, 서문시장, 수성못 등 대구를 대표하는 곳을 거치며 한 바퀴 도는 순환 코스로 바뀌었는데요. 2024년에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출발지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출발 간격을 40분에서 1시간 30분으로 벌려서 편성했고요. 대회 요원도 2천여 명 늘렸습니다. 다만, 오르막이 있는 대회 마지막 구간이 기록 향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대회 당일, 범어네거리, 동대구역, 율하역 등 대회 코스를 중심으로 교통이 통제되는데요. 이른 아침부터 출발지를 중심으로 교통통제가 시작됐습니다. 수성구 일대는 오전까지, 도심은 1~2시, 코스 마지막 구간인 구 일대와 스타디움 일대는 2시 이후까지도 통제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밖을 나서실 때는 이 부분도 확인하시고, 되도록 대중교통 이용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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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greatkeh@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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