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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코로나 19 대구 유행 5년···"대구대공원 '판다'보다 대구의료원 추가 건립을"

박재형 기자 입력 2025-02-22 10:00:00 조회수 3

2월 18일은 코로나 19 대구 유행 5년째를 맞는 날이었습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이 급속도로 지역 사회,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일상이 송두리째 바뀌었고, 우리 모두는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대구에서 코로나 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건 지난 2020년 2월 18일, 31번 환자 발생 이후 하루 확진자가 수백 명 넘게 발생했습니다.

신천지 교회와 요양병원 등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걷잡을 수 없이 폭증했습니다.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상급종합병원 응급실이 폐쇄되는가 하면, 대구의료원, 경북대병원, 동산병원 등 10개 전담병원을 지정했지만 폭발적인 환자 발생과 입원 수요로 환자, 의료진, 물품 등 모든 것이 부족했습니다.


코로나 19 혼란 속 제때 치료 못 받고 숨졌던 17살 정유엽 군···장애인·노인 등 사회적 약자 방치
당시 17살이던 정유엽 군은 2020년 3월 18일 코로나 19 사태 초기 코로나 19 감염 의심 환자로 분류돼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중증 폐렴으로 숨졌습니다.

코로나 19 의료 공백, 감염 우려 때문에 가족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한 절박한 사연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습니다.

그 혼돈 속에서 장애인과 노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돌봄은 사각지대에 사실상 방치됐습니다.

이렇게 코로나가 일상을 처참히 무너뜨리는 참상을 목격하고 체험한 뒤, 신종 감염병에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지금 우리는 언제 닥칠지 모를 신종 감염병의 위협에 제대로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지역 보건 의료 전문가들은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면 코로나 19 대유행 때보다 더 상황이 심각할 수 있다"고 현 실태를 진단합니다.


"신종 감염병 발생하면 5년 전보다 상황이 더 심각할 수 있다"
영남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이경수 교수는 "우리가 통제가 어려운 수준으로 감염병이 광범위하게 발생하는 경우에는 감염병 발생 속도와 우리의 의사 결정의 속도 대응의 싸움이 된다"며 "지난 5년 동안 전체적으로 시 차원에서 또는 구군 차원에서 대규모 감염병 유행이라든지 폭발적인 감염병 유행 발생에 대한 대규모 훈련이라든지 이런 게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전염병 관련 부서의 담당자들이 바뀌고, 사직이나 교체가 되면서 대형 전염병 발생에 대한 경험이 있거나 개인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거의 다 교체됐다고 봐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 대응력, 또 의사결정의 속도, 시민들의 참여, 경험치의 유지, 이런 게 전체적으로 다 떨어져 있다. 다시 이제 이런 상황들이 생기면 5년 전보다 더 나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직 착공도 못 한 감염병 전문병원···홍준표 대구시장이 '뒤엎은' 제2 대구의료원 계획
대구 지역에서는 전문병원 설립이나 공공의료 보완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감염병 대응력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2027년까지 칠곡 경북대병원 부지 안에 만들기로 결정된 '감염병 전문병원'은 사업비 문제 등의 이유로 아직 착공도 못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코로나 19로 고통의 시간을 보낸 대구에 특별히 지정된 전문 병원 건립이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되고 있는 모양새라는 게 시민사회의 지적입니다.

지역 공공의료에 구멍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습니다.

전임 권영진 대구시장이 제2의료원 설립을 약속했었습니다만, 홍준표 시장은 이와는 달리 대구의료원의 기능 강화에 방점을 찍고 예산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는 취약계층의 돌봄과 건강권을 위해서는 의료원 추가 건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1년 넘게 이어지는 의료 대란 무방비에 전무한 감염병 대응 돌봄 정책, 불통·독단·독선으로 시민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라고 시민사회는 비판합니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이럴 때 신종 감염병이 발생하면 대구시가 그때도 최고 백신은 시민 참여라고 한들 누가 대구시를 컨트롤 타워라며 전적으로 신뢰하고 따를지 대단히 의문스럽다"며 "홍 시장과 대구시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역의사제 도입 등을 통해 의사를 확보하고, 언제든지 응급 상황에서도 시민 혼란을 최소화하는 시민의 알 권리를 제공해야 한다"며 ""이전하는 대구대공원에 '판다'보다 시민의 생명을 살리는 의사가 더 필요하며, 붕괴할 수 있는 지역 의료를 살릴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홍 시장에게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코로나 19 유행 당시의 참혹했던 경험을 되새기고, 지금부터라도 시민과 함께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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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jhpark@dg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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