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사회 대구MBC NEWS 위클리키워드

[위클리키워드] 지적인 욕설

김상호 시사ON 진행자 기자 입력 2025-02-16 10:00:00 조회수 4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서 "부정선거의 증거가 너무 많다"고 헀던 윤 대통령 측은 아직 아무 증거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이 아닌 대통령과 그 주변, 여당 국회의원 같은 인사들이 이런 주장을 하려면 최소한의 근거가 함께 제시되어야 합니다.

불교계에서는 소신공양이라고 부르는, 2023년 11월 자승 스님의 입적에 대해 윤 대통령은 "좌파들 내지 국외 공작원에 의한 타살이지 자살이 아닌 것 같다"고 반복적으로 말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을 두고 흔히 음모론을 이야기합니다.

음모론의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고 예측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단순한 설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며, 음모론이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켜 준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음모론자들과 대화하는 것은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그들이 무작정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주장에 필요한 나름의 논리와 숫자를 취사선택해 동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은 흔히 유언비어라고 부르는, 근거 없이 널리 퍼진 헛소문 혹은 뜬소문과는 달리 자칭 과학적인 근거를 지닌 것으로 굳게 믿고 있습니다.

미국의 언어학자 촘스키가 "음모론이란 이제 지적인 욕설이 되었다“고 말한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어쩌면 자신은 음모론적 주장을 믿지도 않으면서 정치적 이해득실을 위해 이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정치인들이 있다면, 그들이야말로 진정한 지적인 욕쟁이들일 것입니다. 


  • # 위클리키워드
  • # 헌법재판소
  • # 탄핵심판
  • # 윤석열
  • # 대통령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