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호 사회자]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 기일이 어느덧 반환점에 접어들었습니다. 탄핵 심판 5차, 6차 변론에서는 정치인 체포 지시 의혹 등과 관련해 증인들의 진술이 엇갈렸습니다.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에 직접 출석해 군 지휘부 부하들에게 연일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입니다. 또 3명의 헌법재판관에 대한 회피 촉구 의견서를 제출하며 헌재 흔들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토크 ON은 반환점을 돈 탄핵 심판 핵심 쟁점을 살펴보겠습니다. 강우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나오셨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경찰이 검찰에 사건을 송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내려졌던 변호인 외 접견 금지 조치를 해제했습니다. 이후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 권성동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 등이 구치소를 방문했죠. 개인적 차원이다, 당을 함께 했던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 도리 때문에 간다고 얘기했는데요.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 방문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그런 식의 꼼수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인간적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 면회했다고 하는데 다른 얘기를 해보고 싶어요.
일본 총리나 정치인들이 2차 세계대전 전범이 묻힌 신사에 참배하면서 항상 하는 얘기가 개인적인 차원이라고 얘기합니다. 그것에 대해서 우리는 어떻게 반응하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얘기를 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사실 똑같은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래서 저는 치밀하게 계산된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으면서도 개인적, 도의적인 차원으로 돌리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일종의 간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행위가 갖는 의미는 뭐냐 하면 사실은 탄핵에 반대한다는 것은 공식적인, 국민의힘의 당론으로 가져가고 싶어 하는 의지를 보이고 탄핵에 좌절해 있는 보수층들에게 일정한 메시지를 보내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윤석열을 버린 게 아니고 아직도 윤석열을 챙기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거고 그걸 통해서 보수 결집이라고 하는 정치적인 행위를 하고 있는 겁니다.
[김상호 사회자]
강우진 교수님 어떻게 보시나요?
[강우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번 내란으로 인해서 한국 사회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한국의 민주주의, 보수 정당 같은 경우도 10년 동안 두 번의 국정농단과 이 내란의 주역이 되면서 생존 자체가 위기에 직면해 있고요. 국힘 국회의원들도 미래가 불투명해졌습니다.
이번 방문은 공동체의 위기에는 관심이 없고 개인 생존 위기에만 집중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생각이 들고요.
인간적 도리까지 우리가 하지 말라고 얘기할 수는 없겠죠. 그렇다면 조용히 방문할 수 있었겠죠. 그런데 그렇지 않고, 당을 대표하는 정치인, 지도부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서 옥중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은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보수 세력에게 던지는 메시지라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그동안 사실 집권 여당은 윤석열 정부 절반 임기 동안에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고 사실은 용산 출장소 역할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것의 연장이라고 보여집니다.
[김상호 사회자]
윤 대통령은 옥중 메시지의 핵심은 '나치 같은 야당'입니다. 국민의힘 지도부 접견에서 “나치도 선거에 의해서 정권을 잡았는데, 민주당의 독재가 그런 형태가 되는 게 아닐지 걱정된다"라고 말했는데요? 12·3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모습, 어떻게 보십니까?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일종의 전략적 발언이라고 봐야 하는 거죠. 지금 계엄령과 관련된 재판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재판에서 자기의 정당성을 주장을 해야 하는데요. 본인이 생각하기에 제도적, 법적인 정당성을 주장하기에 부족함이 있다고 느껴졌을 때 취할 수 있는 전략이 뭐냐 하면 자신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타인의 부당성을 강조하는 거죠.
그러니까 내가 어떤 나쁜 짓을 한 것을 너도 알고 나도 알지만 내가 왜 나쁜 짓을 했느냐? 쟤가 더 나쁜 놈이기 때문에 그렇다면서 자기의 정당성이 갖는 문제점들을 은폐하고 호도하려고 하는 전략이라고 봐야 하는 거죠.
[강우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사실 입법 독재 그리고 나치 같은 야당 이런 건 전혀 성립할 수 없는 형용 모순입니다. 야당이 어떻게 나치가 되겠습니까? 강력한 권한을 가지고 파시즘적인 집권 정당만이 나치가 될 수가 있는 거죠. 마찬가지로 입법 독재라는 것은 입법부가 법안을 통과시키면 이것을 집행하는 것은 행정부입니다. 독재라는 것은 행정부에 관한 것이고요.
그러니까 참 안타깝게도 상식과 정의를 주장하면서 대통령이 되었고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언어로 유명해지셨던 전직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께서 과연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충실한 민주주의자였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인기가 많고 카리스마를 가진 대통령, 행정부라고 하더라도 중간선거에서 패하거나 야당이 더 많은 의석을 갖고 권한을 가지게 되면 야당과의 협치는 불가피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본적인 원리인데 대통령은 국민이 압도적으로 야당의 힘을 몰아준 이 현실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그런 형용 모순, 전 세계에서 듣기도 힘든 그런 새로운 단어를 통해서 정당화하고 있어요.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더 나쁜 놈이 있어서 나는 어쩔 수 없었다, 이런 황당한 논리로 자기 정당화를 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지도부 면회 끝나고 난 뒤에 그야말로 줄을 서고 있다고 합니다. 30여 명이 대기하고 있다는데 왜 이럴까요?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보수 결집이라고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건데요. 이전 탄핵과는 좀 다른 양상이 보여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표가 되는 지지율이 보수 쪽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니까 이제는 어느 쪽으로 줄을 서야 하겠다는 생각을 예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는 탄핵에 찬성하는 쪽의 눈치를 봤었다면, 지금은 탄핵을 반대하는 쪽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줄면회 현상으로 나타나는 겁니다.
[김상호 사회자]
강우진 교수님 보시기에도 지금 줄 서는 이 현상이 탄핵 심판 이후에도 계속될 거라고 보십니까?
[강우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탄핵 심판 이후에는 새로운 현상으로 전환되면서 지속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교수님도 말씀하셨던 것처럼 안타깝게도 2016년에는 탄핵 광장에서 당시 한국 민주주의가 전 세계의 찬사를 받았지만, 10년 가까이 지나면서 한국 민주주의가 이 시대의 중요한 기본 원칙이 돼서 모든 사람의 민주주의 원칙을 수용하고 그 틀 안에서 경쟁하는 민주주의의 바람직한 모습으로 정착되기보다 정파적 도구로 격화되는 이런 현상을 우리가 지금 겪고 있습니다.
특히 계엄 쿠데타의 공범이었던 여당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이 문제를 장외 정치를 통해서 우회하려고 하는 아주 빈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런 면에서 우리가 국정농단을 통해서 과연 무엇을 배웠는가? 과연 한국의 보수에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고요. 이런 시도는 장기적으로는 저는 성공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대구·경북 지역을 이른바 보수의 심장으로 부르는데요. 우리 지역의 정치인들이 탄핵 정국에서 보이는 행보와 실제로 두 분이 보시는 우리 지역의 실제 민심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강우진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은 참 안타깝게도 가치 보수가 아니라 권력 보수였던 그리고 권력 보수가 본질인 지금 대구·경북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계엄 해제 결의안에는 2명만이 찬성했고요. 탄핵 소추안은 전원이 불참했고 TK 국회의원 중에 15명이 대통령에 대한 체포를 막겠다고 관저로 몰려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퇴행적인 행보는 윤 대통령 탄핵으로 TK 유권자들이 위협을 느껴서 일시적으로 결집하기 때문에 이걸 기반으로 자신의 생존을 도모하는 그런 단기적 전략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2016년 탄핵 과정을 거치면서 정치적 궤멸 수준까지 갔던 한국의 보수 특히 대구·경북의 보수가 과연 무엇을 배우는가, 보수의 가치는 무엇인가, 이 공동체의 위기 속에서 무엇을 지켜야 하고 국정농단을 통해서 한국의 보수는 무엇을 보수했는지, 안타깝게도 이런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어요.
사실 우리가 너무나 당연히 아는 얘기지만 보수의 가치는 공동체와 헌법입니다. 국정농단이나 이번 내란 사태에서 가장 분노하고 가장 저항해야 하는 게 사실은 보수 정치인입니다. 그런 면에서 지금 우리가 역설적인 상황을 목도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승협 대구대 사회학과 교수]
한국 사회에서는 보수와 진보를 국민의힘과 민주당으로 얘기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이념적인 기준을 가지고 두 집단을 나누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국민의힘이 보수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느냐? 저는 보수적인 가치를 보여준 적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고 마찬가지로 민주당 같은 경우에도 세월호 사태 이후, 탄핵 이후에 정권을 잡아서 진보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듯하지만 사실은 자기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국민이 원하는 민생 정치와는 전혀 다른 현안들을 가지고 5년간 헛발질해 온 거잖아요. 그 헛발질의 결과가 이렇게 나타난 겁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대구·경북의 정치인들이 보이는 행보는 결국 보수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있을 다음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될 수 있을까하는 권력 유지에 대한 욕구, 욕망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앞으로 TK정치인들은 보수 세력의 결집도에 따라서 본격적인 탄핵 반대 행보를 가속화할 것으로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 시사on
- # 토크on
- # 탄핵심판
- # 윤석열
- # 대통령
- # 국민의힘
- # 보수
Copyright © Daeg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