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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ON] 월간정치 ② 윤 대통령 유례없는 '탄핵 심판 직접 출석', 의도는?

김은혜 기자 입력 2025-01-28 10:00:00 조회수 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 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하고 있습니다. 탄핵 소추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심판정에 직접 출석하는 것은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등 종전에 탄핵 소추된 대통령은 한 차례도 출석한 적이 없습니다. 지난 21일과 23일 탄핵 재판에 출석한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했습니다. 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직접 신문하며 정해진 답변을 요구하듯 질문하고 호응하는 식의 태도를 보였습니다. 오늘 월간정치에서는 윤 대통령이 탄핵 심판 변론에 직접 출석한 의도를 중점적으로 짚어봅니다.

[김상호 사회자]
사법부 공격까지 진행되게 만든 원인은 계엄 선포, 탄핵 심판 아니겠습니까? 그동안 탄핵 심판받았던 대통령들은 직접 출석하지 않았는데, 어쨌든 윤석열 대통령은 헌재 심판, 탄핵 심판에 직접 출석했습니다. 이유에 대해 박 실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예를 들자면 내가 지금 죄를 지었는데 수사관이 이야기하는 것과 변호사와 이야기하는 것, 어디가 편하겠습니까? 변호사와 이야기하는 게 편하겠죠.

지금 수사가 처음에는 군, 공수처, 경찰, 검찰 난리가 났잖아요. 대통령 한 번 잡아서 어떻게 공을 세워보겠다는 비슷한 뉘앙스까지 펼쳐졌는데, 어쨌든 공수처를 통해 조사가 진행되면서, 공수처는 문재인 정권 때 들어섰으니 윤석열 대통령에게 조금 껄끄러운 친정집은 아니잖아요. 검사들이 있지만 검찰청에 있는데, 이러나저러나 윤 대통령은 수사관과의 일문일답 방식의 조사가 굉장히 괴로웠을 겁니다. 한 번 갔다 오면 굉장히 고통스러울 거예요. 밀실에서 말할 여지가 크게 없고, 수사관들이 범죄 혐의에 대해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기 때문에 할 말이 없는 것이죠.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굉장히 수치감을 느낄 가능성이 큽니다. 자괴감 같은 것도 있을 것이고, 아무리 변호사가 방어를 돕더라도 곤란할 수 있겠죠.

헌법재판소는 시간이 길긴 하지만 매우 합리적인 질문과 여유 공간이 많아요. 자유로운 법정 분위기가 있고, 심지어 탄핵 재판이라는 것은 정치 재판과 마찬가지거든요. 우리가 헌법에 규정한. 그래서 재판관들의 질문도 정치적인 요소를 굉장히 많이 물어봅니다. 그러면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자기를 방어할 수 있는 공간과 장소가 되는 것이죠.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라는 공간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데는 성공하고 있느냐는 부분은 약간 의문이 들었습니다.
[김상호 사회자]
윤 대통령이 헌재 출석 이후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탄핵소추 사유들을 거의 모조리 부인했습니다. 두 분께서 윤 대통령 변론 내용 중에 특별히 주목하신 부분이나, 윤 대통령 본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시는 점들은 어떤 게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나와서 직접 발언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조사나 수사에는 응하지 않죠. 그건 자신이 직접 얘기하는 것과 달리 대중에게 노출되고 중계된다는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라고 보거든요.

그런데 헌법재판소에서 나와서 발언하는 것은 중계되고 노출되고 보도되죠. 목적이 거기 있다고 봅니다. 헌법재판소에서 나와서 발언하는 것을 보면 대통령은 이미 진실을 다툴 의지는 없다, 그것은 포기한 것 아니냐. 그래서 본인의 일관된 주장을 메시지로 전달함으로써 지지자들을 격려하고 그들이 움직일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고요.

최근 여당과 대통령을 포함한 여러 발언자의 일관된 모습이라고 봐요. 그러니까 일단 여당이 대통령이 구속된 이 상황에 대해서도 책임 있는 발언과 일절 사과하지 않고 그 누구도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일방적인 자기주장을 계속 반복한다. 이것은 그룹화된 지지자들에 대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목적이라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김상호 사회자]
본인이 나와서 직접 설명하는 게 크게 도움이 안 되는 방향인 것 같다고 느끼셨다는데, 어떤 점입니까?

[박재일 영남일보 논설실장]
도움이 안 된다기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조금 전에 말씀드린 대로 헌법재판소의 공간을 이용해서 자기의 계엄 발동에 대한 타당성이랄까, 배경을 국민에게 설득하려고 하는 목적이었을 것이죠. 그런데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아쉽다는 것이죠.

최근에 나온 얘기들을 보면 두 차례 변론기일에 보면 쪽지를 '내가 만들었냐, 안 만들었냐.' 쪽지도 아니고 거의 A4 용지에 가까운 서류인데 그런 것이고. 또,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고 했는데 '아니다. 그걸 요원을 내가 끌어내라고 한 것이다.' 전반적으로 이렇게 보면 '윤석열 대통령답지 못한 부분이다.' 전 이렇게 생각해요.

왜냐하면 윤 대통령은 계엄을 발동했어요. 그게 어린애 장난 같은 것은 아니잖아요. 본인이 무슨 신념이 있을 것이고 흔히 말하듯이 '나는 국회가 괴물이 돼서, 입법 폭주 기관차여서 했다.' 뭐 이런 뜻이잖아요. '전공의들도 너무 심하다.' 처단하는 용어가 실수로 들어갔다고 이야기는 했겠지만, 그러한 정무적인 국가 현 상황을 바라봤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국민은 대통령의 솔직 담백한 심정을 듣고 싶은 겁니다. 헌법재판소 재판관들도 그걸 더 듣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듣고 나서 판단을 하는 것인데, 그 점에서는 대통령 변호인단도 제대로 된 코치가 안 된 것 같아요. 포괄적으로, '이걸 했느니 마느니' 이러면 중대한 국가 사안에 대해 2시간, 3시간에 있었던 일을 어떻게 우리가 조목조목, 분 단위로 다 기억하고 하겠습니까?

한편으로는 처음에 한동훈 전 대표와 국무총리 한덕수 총리가 계엄 직후에 만났을 때, 나의 임기를 포함하고 어떤 자리까지 정치적인 책무와 법률적인 책임을 다하겠다는 자세가 윤석열 대통령한테 기본적으로 있었다면 차라리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도 더 긍정적일 것이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대통령이 일관되게 보이는 발언의 모습은 진실하지 않아요. 국민을 대하는 태도가 국민 앞에서 발언할 때는 진실해야 하거든요. 본인이 정치하는 사람은 그냥 말로만 '국민을 따르고 하늘같이 생각한다'라는 게 아니라 엄중함이 몸에 배어 있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발언하는 많은 것들이 진실하지 않고 왔다 갔다 하고 자기 성찰적인 태도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런 면에 있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통령의 지금의 모습은 매우 불쾌하죠. 그리고 지금 헌법재판소에서 나와서 하는 발언들은 그런 면에 있어서 기본적인 대통령의 자질로서 매우 부적절하고 부족한 면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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