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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군 금성면에는 하루 이용 고객은
평균 20명 안팎에 불과하지만 68년째
운영되고 있는 오래된 버스터미널이 있습니다.
주민들이 줄면서 농촌 곳곳에 있던
이런 버스터미널도 이젠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이호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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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
의성군 금성면 탑리버스정류장입니다.
1951년 전쟁 때 개장된 이 정류장은
올해로 68년째 운영되고 있습니다.
오래된 기업이라는 뜻으로 경상북도에서
노포기업으로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버스 한 대도 없는 황량한 마당과
작은 대합실.
표를 파는 사람도 버스를 탈 사람도
보이지 않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고향에 왔다는 76살의 한 할머니는
영화롭던 터미널의 옛 모습을 기억합니다.
◀INT▶장효숙(76살)/대구시 송현동
"여기 옛날에는 버스정류장이라면서 한 칸 작게 있었어요. 의성도 가고, 안동도 가고, 영천도 가고 다 갈 수 있었어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에서 대구와 안동은 물론
경주와 울산, 부산까지 버스가 다녔고
하루 오가는 승객만도 2천여 명에 달했습니다.
특히 대구와 안동 등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유학생들에게
터미널은 고향집 어귀였습니다.
◀INT▶주영환(61살)/의성군 봉양면 귀촌
"저는 13살 때부터 대구를 들락거리면서 여기를 이용했지요. (탑리를) 올 때는 그래도 부모님이
계시니까, 즐거운 마음으로 왔다가 하룻밤 자고 가는 거죠."
하지만 2천년대 들면서
급격한 노령화와 이농현상 그리고
자가용 등 차량의 증가로 쇠퇴의 길을
걸었습니다.
◀INT▶김태원(61살)/의성군 금성면
"지금 가끔 대구 볼 일이 있어서 한번 승용차를
안 가지고 가고 버스를 탈 때도 있는데
겨우 1~2명 타고 갈 때도 많거든요.
올 때도 마찬가지고요."
이처럼 급격한 승객 감소로
요즘 하루 이용객은 20여 명에 불과하고
대구와 춘산노선만 겨우 살아남아
하루 오가는 버스는 12차례에 그치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적자경영이지만
이 터미널마저 사라지면 대구 큰 병원에 갈
노인들이 불편하다는게 운영주의 걱정입니다.
◀INT▶김재도 대표(83살)/탑리버스터미널
"주로 대구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큰 병원에 갈 분들이 아침 첫차 8시 18분에 있는 그 차를 주로 이용합니다. 왜냐하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하고 또 약 처방도 받아야 하고, 볼 일을 마치고 오후 되면 들어오고... 그렇습니다."
장사명목으로 문을 닫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라는 김대표는 요즘 유행하는
도시재생사업처럼 사진과 그림 등을 전시하는 사진도서관으로 재탄생하기를 기대합니다.
◀INT▶김재도 대표(83살)/탑리버스터미널
"문화 혜택을 못 보는 시골의 작은 버스정류장에다가 사진도서관을 만들어서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는 분들도 보고, 탑리에는 국보 5층 석탑도 있고, 조문국 사적지도 있고 해서 외지에서 사람들이, 구경꾼들이 오가고 하는데 그분들이
와서 사진집도 보고했으면 좋지 않겠나 하는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S/U)세월의 흐름은 어쩔 수 없다지만
68년째 이곳을 지키고 있는 버스터미널이
얼마나 더 오래 유지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텅빈 터미널 마당을 바라보니
못내 아쉬움만 남습니다.
MBC뉴스 이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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