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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시내 중심가에는
광제의원이란 병원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광제는 널리 백성을 구제한다는 뜻인데,
이 병원의 원장이었던
허동섭 원장이 실천했던 '광제의 삶'이,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야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정윤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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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광제의원 허박사', 허동섭 원장은
일제 강점기, 경북대의대 전신인 대구의전을
졸업하고 일본에서 수련을 마쳤습니다.
해방되던 해, 안동도립병원 외과의로 부임했고
당시로선 상상하기 어렵던 위암수술에
성공할 만큼 그의 의술은 뛰어났습니다.
해방 이듬해, 그는 안동시내 중심가에
광제의원을 열었고, 70년대 중반
간암으로 쓰러져 병원 문을 닫았습니다.
10년 투병끝에 간암을 떨쳐낸 그는, 85년부터
의술 대신에, 장학사업이란 새로운 '광제'를
시작했습니다.
싯가 40억원이 넘는 광제의원 건물도
장학재단에 기증했습니다. 장학금의 재원은
이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입니다.
지난해까지 30년간 3백여 명의 학생들이
그의 장학금으로 학업을 이어갔습니다.
◀INT▶:박광환 사무국장(호연장학재단)
"박사님 살아 계실 때부터 이런 (장학사업) 한다는 걸 외부에 알리지 않았고요. 그냥 이렇게 내가 하고 싶어서 하신다고, 외부에는 전혀 알리지 않았습니다"
건물 임대료는 장학금의 재원이 되지만,
장학재원을 위해 임대료를 높이지는 않았습니다
◀INT▶:조주활(세입자)
"저희가 (주변 상가 임대료의) 삼분의 일밖에 안내요. 그러니까 16년 전에도 임대료가 제일 낮았고 지금도 그렇고. 정말로 이건 임대라기보다가 저희를 그냥 살게 해주셨습니다"
S/U) 지난해 이맘때 백수를 맞았던 허원장은
자녀들이 마련한 큰 호텔을 마다하고 굳이 이 세입자의 식당을 선택해서 조촐하게 잔치를 열었습니다.
◀INT▶:윤희철(세입자)
"요즘은 호텔 같은, 좋은 데도 많은데, 저희 세입자들을 항상 생각하셨거든요. 이렇게 항상 잘돼서 나갔으면 좋겠다면서.."
그는 두 달전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100세.
그의 인생 백년을 관통해온 화두는
'광제'였습니다.
그의 첫 30년은 의사공부였고,
두번 째 30년은 의료광제,
마지막 30년은 장학광제였습니다.
의사가 된 이후 70년 삶에서,
그가 자신을 위해 산 시간은
간암으로 투병하던 10년뿐이었습니다
MBC뉴스 정윤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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