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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선량한 주부, 불륜녀로 만든 행정기관

정윤호 기자 입력 2015-05-29 16:57:06 조회수 1

◀ANC▶
본 적도, 만난 적도 없는 낯선 사람이
내 자녀, 또는 형제.자매로 가족관계증명서에
올라 있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행정기관의 전산입력 잘못으로
벌어진 일인데, 이 일로
자녀들은 70이 넘은 할머니를 오해했고,
할머니는 충격을 받아 쓰러졌습니다.

정윤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END▶

◀VCR▶
1940년생, 올해 75살, 최 모 할머니의
가족관계증명서입니다.

결혼한 남편은 권씨, 슬하의 자녀는
분명 다섯인데, 자녀가 2명이 더 있습니다.

추가된 자녀의 성씨는 권씨가 아닌 황씨.

작년 5월, 이 사실을 알게 된 권씨 남매들이
할머니의 과거 호적을 확인해 보니, 할머니는
1974년에 서울 사는 황모씨와 결혼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습니다.

의심은 사실이 됐습니다. 엄마, 최할머니가
영주에서 권씨 남편과 살면서, 동시에
서울 사는 황씨와 중혼을 해서 아이 2명을
낳았고,

훗날 황씨와 이혼을 하면서 이들 황씨 성의
자매 2명을 자신의 호적에 넣었다는 겁니다.

자녀들은 할머니의 불륜을 의심했고,
할머니는 충격으로 쓰러졌습니다.

◀INT▶:할머니 맏사위
"한 가정을 파탄시킨거나 마찬가지인데, 장인어른이 돌아가셨으니 망정이지, 살아계셨다면
(처갓집이) 풍비박산이 났어요"

다행스럽게도 서울 사는 황씨와 결혼한 사람은 할머니와 동명이인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오해도 풀어졌지만 상처는 깊고 컸습니다.

권씨 남매들이 화가 난 것은,
행정기관의 기막힌 업무처리.

황씨 아이들의 출생연도는 70년과 73년,
그런데 그 해에는 권씨 아이들도 태어났습니다.

가족관계기록부로 보면,
할머니는 70년 1월에는 황씨 아이를,
같은 해 8월에는 권씨 아이를 낳았고,
73년에도 황씨와 권씨 아이를 11개월 차이로
낳았다고 돼 있습니다.

8개월과 11개월 사이에 어떻게 다른 사람의
아이 두 명을 낳을 수 있는 지, 누가 봐도
불가능한 상황이 버젓이 가족관계부에
기재된 겁니다.

◀INT▶:배종희 변호사
"(가족관계 오류는)소송에서 밝혀지기 전까지는
상당히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그 과정에서
관계인들이 받는 정신적인 고통이 상당하죠"

권씨 남매들은 결국 이 모든 것이
행정기관의 업무처리 잘못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정부를 상대로 8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MBC뉴스 정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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