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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몰랐던 어르신들이
시를 쓰고 자서전을 펴내면서
삶의 활력을 되찾고 있습니다.
굴곡 많았던 시절의 애환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
감동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어르신들 사이에 불고 있는 글쓰기 열풍,
양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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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씨 사서 뽀뜨에 키우고
약 치고 물주고 영감하고 자식처럼 키웠다
돈이 헐해서 파이다
하하하!"
해도 해도 어려운 농사일을 해학적으로 푼
79살 장병학 할머니가 쓴 시입니다.
◀INT▶장병학(79살)
"시를 아무거나 써보라 해서 할줄도 모르는데
시를 썼습니다. 여기에 적혀있네요."
지난해에서야 글을 배운 칠곡군
할머니들이 시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딸 여럿 낳았다고 엄마가 할매에게
야단맞았다는 77년전 어린시절 얘기에서
모든 게 낯설어서 눈물이 났다는
시집가던 날의 기억까지...
할머니들 시에는 우리네 삶이 담겨 있습니다.
◀INT▶최귀남(65살)
"감개가 새로워요. 지나간 일을 이제 와서 글을
배워서 쓰니까 기분도 좋고 나도 이런 날이
있나 싶어요."
지금껏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며
자서전을 쓰는 어르신들도 늘고 있습니다.
대구 북구에 사는 19명의 어르신들은
두 달간 강의를 듣고, 거울과도 같은
자서전 28편을 담은 책 한 권을 냈습니다.
◀INT▶조은자(63살)
"지나간 일들을 되새겨 볼 때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서 나 자신이 치유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어르신들의 문학은 나이가 들수록 느끼는
소외감을 치유해주고, 나아가서
생활속에 비친 힘겨웠던 우리의 역사까지
되돌아보게 하고 있습니다.
◀INT▶장사현/문학평론가
"우리나라의 현대사에서 격동기를 지내오신
분들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글을 통해서
우리 현대사를 볼 수 있고 우리 역사를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같은 추세에 맞춰
지자체도 잇달아 관련 강좌를 내놓으면서
문학이 어르신들의 삶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습니다.
MBC 뉴스 양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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