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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추석 무렵 북한의 거부로 무산된
이산가족 상봉이 이번에는 이뤄질거라는
기분 좋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가을 이산가족 상봉 명단에 올랐다가
망연자실했던 대구지역 실향민도
상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윤영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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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여든이 된 정희경 할아버지.
1950년,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정희경 할아버지는 전쟁통에
가족들과 헤어져 피난길에 올랐던 그날이
마치 어제처럼 또렷하게 기억된다고 말합니다.
◀INT▶정희경/실향민 (80살)
"2,3일만 피하면 된다고 했었는데.."
고향과 가족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을
차마 삭이지 못해, 당시 아버지가
고향에서 수확했던 쌀 한 줌을
70년 동안이나 간직하고 있습니다.
◀SYN▶정희경
"1940년 10월 29일에 우리 아버지가 수확한
쌀이거든.."
고향 방문을 애타게 기다리다 7년 전
결국 세상을 떠난 형을 대신해 조카를 만나면 어머니가 언제 돌아가셨고
어디에 묻혔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습니다.
◀INT▶정희경/실향민(80살)
"조카가 어머니 사진이라도 가져오면.."
정씨를 포함해 대구경북지역에서는
3명의 실향민이 상봉 명단에 올랐습니다.
◀INT▶박운형/실향민(93세)
"딴 사람들은 그런 소식도 못 들었는데
그 가운데서 나는 소식이라도 들었으니
반 분은 풀렸다"
오랜 세월 생이별의 아픔을 겪어온 실향민들은
죽기 전에 반드시, 이번 만큼은 꼭
평생의 한을 풀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윤영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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