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의 글로컬대학 지정을 추진 중인 경북대가 상주캠퍼스의 일부 학과를 통폐합하겠다는 안을 계획서에 담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통폐합이 이뤄지면 상주캠퍼스의 모집 정원 100명가량이 사라지게 되는 건데, 상주시와 시민단체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경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세종시 교육부 청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가 열렸습니다.
현수막에는 '경북대 상주캠퍼스 정원 감축을 반대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정부의 글로컬대학 지정을 추진 중인 경북대가 신청서에 '대구와 상주 캠퍼스의 유사 학과를 통폐합하겠다'는 안을 담으면서 상주 지역이 반발하고 있는 겁니다.
◀추윤성 상주교육발전협의회 사무국장▶
"상주캠퍼스가 희생양이 되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었습니다. 이런 식의 학과 통폐합은 글로컬대학 설립 취지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상주캠퍼스 22개 학과 가운데 통폐합 대상이 된 학과는 우선 환경안전공학과와 정밀기계공학과, 에너지화학공학과 이렇게 3곳입니다.
3개 학과의 모집 정원은 99명.
전체 모집 정원의 13% 정도를 차지합니다.
앞으로 통폐합 학과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박상식 경북대 상주캠퍼스 총괄지원본부장▶
"대구와 통폐합을 원하는 그런 학과가 있다면 (글로컬대학) 사업 기간 중에도 추가적으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계획서 내에 아마 포함한 걸로 알고 있고···"
지난 2008년 상주대와 경북대의 통합 이후, 상주캠퍼스의 학생 모집 정원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통합 전 1,152명이던 모집 정원은 현재 730명으로 줄었고, 2025년엔 691명으로 10여 년 사이 거의 반토막이 됐습니다.
반면, 대구캠퍼스 모집 정원은 통합 전 3천9백여 명에서 내년엔 4천5백여 명으로 오히려 15%가량 증가했습니다.
정원 감축이 지역 경제 위축으로 이어질 우려에 상주시도 반발하고 있습니다.
상주시의 관련 실무진들이 대구캠퍼스를 여러 차례 방문한 데 이어, 강영석 시장도 7월 경북대 총장을 면담했고, 상주캠퍼스 정원이 감축되지 않도록 요구사항을 담은 공문도 발송했습니다.
특히 2024년 초 교육 발전 특구로 지정된 상주시는 경북대 상주캠퍼스와 이차전지 인력 양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관련 학과가 통폐합되면 사업 추진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상주시와 시민단체는 정원 감축이 필요하면, 대구와 상주가 같은 비율과 기준으로 감축해야 하고, 상주캠퍼스에 이차전지 관련 학과를 신설하는 등 상생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경북대는 현재 글로컬대학 예비 지정 대학 20곳에 포함됐고, 이달 말로 예정된 본지정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경철입니다. (영상취재 임유주, 그래픽 도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