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맹견으로 불리는 덩치가 큰 개에게 러닝머신을 달리게 한 시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는 싸우는 개, 투견으로 키우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맹견이다보니 학대 정황이 있어도 마땅한 보호시설이 없어 현장에 그대로 있다고 합니다.
김은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두운 밤, 한적한 산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립니다.
자세히 보니 러닝머신처럼 바닥이 움직이는 기구 위에서 덩치 큰 개가 쉴 새 없이 뜁니다.
◀현장음▶
"뛰어 뛰어!!"
일주일 전 한 동물보호단체가 투견 훈련장으로 의심된다며 동물 학대 의심 신고를 한 곳입니다.
다시 현장에 가보니 러닝머신은 사라졌지만 맹견인 핏불테리어 9마리가 묶여 있습니다.
견주 3명이 맹견들을 모아 놓은 건데, 투견을 키우는 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주사기, 상처 치료용 약품도 발견됩니다.
◀견주 A▶
"농사를 지으면서 개를 좋아서 몇 마리 키우는데 아는 동생이 개 묶을 데가 없다고 해서···"
또 투견용 개가 아니라면서 운동을 시킨 것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견주 B▶
"개들 운동시킵니다. 몸매 만들기 위해서··· 개가 하기 싫으면 안 합니다."
6월 초, 민가와 학교가 인접한 임시 건물에서도 맹견을 목줄에 묶고 러닝머신을 달리게 한 곳이 발견됐습니다.
◀대구 수성구청 관계자▶
"동물 등록을 안 했거나 보험을 가입 안 했다거나 그런 사실이 있으면 과태료를 부과해야 하고···"
문제는 동물 학대가 의심돼도 보호시설이 없어 맹견은 현장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정성용 동물권 혁명 캐치독 총괄팀장▶
"투견으로 길러지는 아이들은 상당히 사납기도 하고 물림 사고가 있을 수 있어서 아예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해 맹견 보호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찰은 해당 시설 견주들을 동물보호법 위한 혐의로 수사할 방침입니다.
MBC 뉴스 김은혜입니다. (영상취재 이승준, 화면제공 캐치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