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KTX 구미역' 신설을 두고 구미지역 내 갈등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구미시, 경제계, 시민단체는 구미공단과 가까운 칠곡군 약목면이 신설역 부지로 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구미시장은 대구 취수원 이전 카드까지 꺼내들었는데요,
구미지역 국회의원들은 생각이 다릅니다.
남부내륙철도를 이용해 기존 구미역에 KTX 열차를 정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KTX 구미역'을 둘러싼 엇박자 행보를 한태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구미시와 경제계, 시민단체들은 'KTX 구미공단역' 신설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구미 국가산업단지 5개와 가장 가까운 칠곡군 약목면에 역을 새로 지어 달라는 내용입니다.
기존 경부선 구미역은 열차 속도가 느리고, KTX 김천구미역은 공단과 거리가 멀어 기업인의 불편이 크기 때문입니다.
◀윤재호 회장/구미 상공회의소▶
"구미 행정구역에 (신설 역이) 생길 수 있는 위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칠곡 약목을 원하고 거기에 구미 공단역을 원하고 있습니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시민의 반발에도 대구 취수원 이전 카드까지 내밀며 경제인과 같은 의견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구자근, 김영식 등 구미지역 국회의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거제에서 김천을 거쳐 서울을 잇는 남부내륙철도 노선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성 있다고 주장합니다.
KTX가 다니는 김천 보수기지에서 경부선 김천역까지 선로를 연결해 기존 경부선을 통해 KTX를 이용하자는 겁니다.
◀김영식 국회의원(구미을)▶
"돈 한 푼 안들이고 지금 그대로 연결하면 되기 때문에 제가 봤을 때 굉장히 저비용에다가 더군다나 약목에서 내려서 시내 들어오는 시간보다도 구미역에서 내려서 구미 시내에 가는 게 훨씬 더 편하지 않으냐"
특히, 장세용 구미시장의 취수원 이전 문제를 협상의 카드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합니다.
◀김영식 국회의원(구미을)▶
"그(신설 역 추진) 부분은 물(취수원)과 연계돼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그래서 제가 말을 꺼낼 수가 없었죠. 물(취수원)을 줄 테니 (신설 역) 달라 이것은 거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아예 논란이 없었습니다."
두 의원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안을 정부에 요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구미 경실련은 구미역에서 KTX가 정차할 경우, 동대구, 부산으로 가는 이용객에게는 시간이 더 걸려 적자 노선이 예상된다면서 현실성 없는 대안이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조근래 사무국장/구미 경실련▶
"이(구미역KTX 정차) 문제가 영구 적자 노선이 되기 때문에 국토부에서도, 전임 국회의원이나 현 시장이 용역을 추진해도 모두 탈락을 했던 것이거든요. 그래서,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보면 말로는 구미 경제 얘기하고 있는데, KTX 문제를 놓고 보게 되면 오히려 구미 경제의 걸림돌이 되고 있지 않으냐?"
'KTX 구미역' 건립을 두고 구미시와 경제계, 시민단체들과 지역구 국회의원들 사이의 의견이 대립하면서 구미시민의 숙원 사업이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한태연입니다. (영상취재 장성태, CG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