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대와 금오공대 통합 추진 소식이 나오면서 경북대 학생들의 반발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통합에 부정적인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을 하고 나섰습니다.
대구와 경북에 위치한 두 대학을 합치기 위해서는 두 지자체의 협력과 지원이 절실한데, 시작부터 큰 암초를 만난 셈입니다.
박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대와 금오공대의 통합 추진 소식에 경북대 학생들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학과 점퍼''재학 증명서'를 이용한 시위에 근조 화환까지 등장했습니다.
졸속 통합 반대 서명에 동참한 학생이 단 이틀 만에 7천 명을 넘어서는 등 항의 강도가 점점 거세지고 있습니다.
◀강승모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학생▶
"학생들과의 논의 없이는 절대 이런 통합 관련된 얘기 추진하지 않겠다는 것을 정정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기에다 중대한 변수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두 대학의 통합을 반대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홍 시장은 자신의 온라인 정치 플랫폼 청년의 꿈 '청문홍답' 코너에서 '두 대학 통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글로컬 대학 천억 원 노리고 대학의 덩치를 키워본들 더 빠른 몰락만 초래한다. 천억 원은 대학의 경직성 경비로 다 소진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차라리 대학을 다이어트하고 대학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옛 명성을 회복할 기회가 올 수 있다"라고 적었습니다.
이틀 전 비슷한 질문에 '글쎄요'라고 답했다가 학생들의 불만과 억측이 쏟아지자 다시 내놓은 답변입니다.
대구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두 대학의 통합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의 라이즈 사업, 즉 '지역 혁신 중심 대학 지원체계' 사업으로 지자체가 교육 재정 등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행정단위가 대구와 경북에 각각 위치한 두 대학 통합에는 대구시와 경상북도의 협력과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학교 측도 이런 부분을 우려하고 있었습니다.
◀홍원화 경북대학교 총장(12월 5일)▶
"교대하고 경북대하고 합치는 거 같은면 굳이 내가 전화를 (대구시, 경상북도에) 안 해도 되죠. 그런데 도와 시의 경계를 뛰어넘는 형태가 되고···"
12월 7일 경북대 홍원화 총장과 총학생회 대표들이 만난 자리에서도 입장 차만 확인했습니다.
일방적인 통합 추진을 중단하라는 요구에 홍 총장은 아직 구체화한 내용은 없다며 다양한 방법으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습니다.
경북대 총학생회가 통합 반대를 위한 '학생 총궐기'를 예고하는 등 반발 수위를 최고조로 높이고,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반대로 읽힐 수 있는 목소리를 내면서 통합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윤종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