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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대구에 이어 고령군까지···달성습지 코앞에 파크골프장?


◀앵커▶
대구에서도 금호강변을 따라 늘고 있는 파크골프장을 두고 환경파괴 논란이 많았는데요.

이번에는 고령군입니다.

생태계의 보고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달성습지 바로 건너에 파크골프장을 짓고 있는 건데요.

주민들이 성금을 모아 조성한 숲이 있던 자리기도 해서 반발이 큽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손은민 기자, 7월 6일 현장 다녀왔다고요?

◀기자▶
경북 고령군 다산면 호촌리 일대 낙동강변에 가봤더니, 나무와 풀이 우거진 습지 중간에 흙바닥을 드러낸 민둥 땅이 보였는데요.

고령군은 이곳에 오는 10월 문을 열 목표로 파크골프장을 짓고 있습니다.

원래는 몇백m 옆에 파크골프장이 있었는데.

하천 점용허가 없이 불법으로 확장한 게 적발돼 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지자 바로 옆에 다시 골프장을 짓고 있습니다.

파크골프장 부지는 2만 7천여㎡인데요.

이곳은 지난 2011년 고령군민들이 성금을 모아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한 곳입니다.

고령군은 군민들을 위한 체육시설이라고 했지만 인근 주민들은 숲을 잃게 됐다며 반발했는데요.

주변에 사는 주민들 대부분이 농민들인데 파크골프를 치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누구를 위한 사업이냐고 따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바로 앞에는 달성습지가 있다고요?

◀기자▶
지척에는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삵, 맹꽁이를 비롯해 200여 종이 넘는 동식물이 사는 달성습지가 있습니다.

바로 건너편인데요.

정부가 정한 습지 보호구역 안은 아니지만 야생동물들의 생활 반경을 고려하면 넓게 봐서 고령군 다산면 낙동강변까지 달성 습지로 봐야 한다고 환경단체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삵은 생활 반경이 수 km, 수달은 10여 km에 이르는데요.

실제 파크골프장 공사 현장에서 삵의 발자국이 발견됐습니다.

환경단체는 파크골프장으로 달성습지와 연결된 생태계가 망가질 거라고는 경고했습니다.

강변의 습지는 도심과 강을 연결해 주는 생태 축의 핵심인데, 강변에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는 파크골프장들이 그 생태 축을 단절시킨다는 겁니다.

또 소규모 환경영향평가에서는 사계절을 다 조사하지 않기 때문에 법정보호종의 서식지가 누락되는 경우가 많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앵커▶
이런 비판과 반발에 대해 고령군은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고령군은 하천 점용허가를 받고 소규모 환경 영향 평가도 거쳐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또 최근 모니터링 결과 법정보호종의 서식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고요.

군민들이 조성한 숲에 대해서는 고사한 나무와 잡풀을 벴을 뿐, 나무숲을 없앤 게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파크골프장도 친환경으로 운영할 예정이라며 토양과 수질 오염도 없을 거라고 밝혔습니다.

대구와 경북에 있는 파크골프장은 현재 운영 중인 곳만 84개입니다.

이 중 절반가량인 38곳이 국가하천구역 안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파크골프장을 둘러싸고 습지 훼손, 환경 파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손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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