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의사들 사이에서 '정부는 의사를 이길 수 없다'는 등 과격한 발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의사단체들은 본격적인 투쟁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지만,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의대 증원을 둘러싸고 전운이 짙어지고 있습니다.
응급실 뺑뺑이로 상징되는 의료 문제는 분명한 해결이 필요한 우리 사회의 병적인 현상입니다.
이 병은 더 이상 숨기고 감출 수 없이 드러나 있고, 그 정도가 중증이라 치료를 더 이상 미룰 수도 없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근자감'이란 말이 있습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을 줄여서 말하는 신조어입니다.
여기에는 지나친 자신감을 조심하라는 경계의 의미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정부는 여론에 힘입어 이번 기회에 정부 시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반발을 제압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고, 반대로 의사단체들은 여전히 칼을 쥔 쪽은 자신들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와 의사단체 모두 그 자신감의 원천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그 자신감의 원천이자 이번 대치 형국의 가운데 볼모로 잡힌 것은 국민의 건강과 목숨입니다.
스승 사(師)자에다 그것도 모자라 선생(先生)이란 칭호에, '님'자까지 붙여서 부르는 사람들이 의사 선생님입니다.
아무리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서라고 하더라도 넘어서는 안 될 선은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