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그에 따른 지방 소멸, 수도 없이 되풀이되고 있습니다만, 좀처럼 개선은커녕 점점 더 심해지고 있습니다.
대학의 경우에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문을 닫을 것이란 경고가 현실이 돼가고 있습니다.
지역마다 거점국립대학이 있는데, 신입생 모집의 어려움은 물론 어렵게 뽑은 학생들의 자퇴율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방 없는 수도가 있을 수 없는 법인데, 답답한 상황입니다.
이번에는 대구·경북의 거점국립대학 경북대를 중심으로 지역대 사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조재한 기자, 지역의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도 어렵고, 또 어렵게 뽑은 학생들의 자퇴도 많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기자▶
2022년 국정감사도 끝이 나는데요.
국회 교육위원회 국감 자료를 살펴보니까요.
경북대의 경우 2016년 자퇴 학생이 495명이었습니다.
그때 신입생이 약 5,200명이었으니까 신입생 대비 자퇴 비율은 9.5%였습니다.
그런데 2017년에는 이 자퇴 비율이 11.1%로 10%를 넘어섰고요.
2021년에는 자퇴생 951명, 자퇴 비율은 18.9%까지 올랐습니다.
자퇴생은 물론, 신입생뿐 아니라 2학년 이상도 있습니다만, 신입생이 3분의 2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신입생 기준으로 본다면 5명 가운데 1명꼴로 스스로 학교를 그만두는 셈입니다.
◀앵커▶
어렵게 대학에 들어가서 스스로 그만둔다, 이게 경북대만의 상황은 아니겠죠?
◀기자▶
국감에서는 거점 국립대 관련 자료만 공개돼 지역의 다른 대학보다 다른 지역 거점국립대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
2021년 기준으로 9개 거점국립대 가운데 자퇴 비율은 경상대가 20.3%로 가장 높았고, 강원대도 19.4%로 경북대보다 높았습니다.
경북대와 여러모로 비교되는 부산대는 17.7%였습니다.
1~2% 정도 차이가 있습니다만, 대부분 거점국립대의 자퇴 비율은 해마다 높아지는 양상을 동일하게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신입생 가운데 자퇴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는데, 재수를 하는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요즘 국립대 위상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는데요.
워낙 수도권 집중, 쏠림 현상이 크다 보니 대학도 어쨌든 서울로 가려는 경향이 큽니다.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해 차선으로 지역의 국립대에 진학했다가, 다시 재수, 반수를 통해 수도권으로 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앵커▶
대학에서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텐데, 어떤 대책이 있습니까?
◀기자▶
요즘 대학 진학은 수시와 정시로 나눠 뽑고 있는데요.
자퇴하는 학생들을 분석해보면, 정시로 입학한 경우가 훨씬 많다고 합니다.
수시의 경우 내신이나 학생부로 대개 진학을 하는데, 정시는 수능 점수에 맞춰 어쩔 수 없이 진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그래서 경북대 같은 경우 수시 비중을 더 늘리고 있습니다.
◀앵커▶
수시 모집과 정시 모집에 그런 차이도 있군요.
수시 비중이 얼마나 늘어납니까?
◀기자▶
지금 진행하고 있는 2023학년도 입시에서는 수시 비중이 69.3%인데요.
2024학년도에서는 81.54%로 대폭 늘렸습니다.
서울의 주요 15개 대학은 내년부터 정시 비중을 40%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는데, 정반대 상황입니다.
그만큼 수도권으로 학생들을 뺏기지 않겠다는, 한 명의 자퇴라도 더 막겠다는 겁니다.
저출생, 학령인구 감소, 수도권 집중, 지방 소멸, 어제오늘 나온 얘기가 아닙니다만 이대로 가다가는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를 지나 공멸의 단계로 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현실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