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논과 밭에선 고온 다습한 날씨를 좋아하는 병해충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수해를 겨우 벗어나는가 했는데, 푹푹 찌는 폭염과 병해충에 농민들은 속이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 소식은 손은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날이 밝자마자 밭으로 나왔습니다.
비지땀을 흘리며 사과나무 구석구석 약을 칩니다.
◀박대구 대구 달성군 가창면 사과▶
"토요일 (약을) 쳤는데 치고 나서 소나기가 쏟아져 버리니까 다 씻겨서 오늘 다시 쳤죠··· 안 치면 다 썩어버리니까, 벌레 다 먹어버리지."
비가 오면 또 헛수고가 되지만 그사이 병해충이 생길까 손 놓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2023년에도 순식간에 균이 퍼지면서 먹을 것도 못 건지고 사과를 다 버렸습니다.
바로 옆 논에는 드론이 떴습니다.
바람을 가르며 방제약을 뿌립니다.
◀권은란 대구 달성군 농업정책과▶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발생하기 쉬운 도열병이나 나방류 등의 확산을 선제적으로 방제하기 위해서 전액 군비로···"
이 시기를 놓쳤다가 한 해 농사를 다 망칠까 봐 지자체도 방제 지원에 나선 겁니다.
붉게 다 익은 복숭아가 모조리 바닥에 버려져 있습니다.
표면이 검게 타고 움푹 파였습니다.
수해를 겨우 지났더니 탄저병이 돈 겁니다.
장마에도 폭염이 이어진 탓입니다.
◀이원준 경산복숭아영농조합장▶
"한 10% 정도 딴 것도 거의 뭐 병이 와서··· 가져가서 선별해도 거의 다 (못 팔아요). 지금 뭐 (속상한 건) 말도 못 하죠, 말도 못 하고 피해를 보니까 정부에서 지원도 안 되지···"
1,800㎡ 밭 복숭아 수확을 사실상 포기했습니다.
날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습한 날이 길어지면서 그동안 국내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돌발 해충이 나타나는 것도 문제입니다.
대처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락가락 비에 계속된 폭염으로 농민들의 시름은 커지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김경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