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낙동강 상주보의 심각한 수질 문제를 연속 보도해 드리고 있습니다.
닫아둔 보 수문을 개방하면 쉽게 풀릴 문제지만 이게 쉽지 않습니다.
상주보에서 농업 용수를 취수하는 농민들의 반대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겁니다.
특히 강 본류에서 농업용수를 직접 취수하는 농가가 4대강 중에서도 낙동강에 유독 많아서 물관리당국의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도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뭄으로 녹조가 점점 더 짙어지고 있는 상주보.
최근 수질이 4급수까지 떨어졌지만 상주보가 완전 개방된 적은 2011년 준공 이후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상주보뿐만 아니라 낙동강 중상류의 보 대부분이 수문을 닫고 있는 건, 보에 가둬둔 물을 주변 농민들이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보를 만들면서 농업용수 취수구 높이를 대부분 너무 높게 설계하는 바람에, 보 수문을 열면 취수구보다 수위가 내려가는 양수시설이 4대강에 157곳이나 되는 것으로, 2018년 감사원 감사에서 확인됐습니다.
이 중 80% 이상인 130곳의 양수 시설이 낙동강 보 주변에 집중돼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강물이 보에 의해 완전히 갇혀 있어야만 물 공급이 가능합니다."
◀장호익 상주시 도남동▶
"우리 생각에는 보를 아주 잘해 놨다고 생각하는데, 안 그러면 (보가 없었으면) 주위에 물도 얻기도 어렵고.. 보를 해놓으니까 얼마나 좋아요."
◀윤창원 상주시 도남동▶
"구미가 있는 데부터 여기는 양수, 물을 퍼올리는 양수가 많기 때문에 (보를 열면) 농사를 전혀 못 지어요."
반면 금강 유역은 단 6곳의 양수 시설만 보 개방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강의 세종보와 공주보를 개방했지만 해당지역 농민들 반발이 크지 않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환경부는 2019년 녹조로 뒤덮인 경남지역의 낙동강 보 2곳의 수문을 열기 위해 취수구를 낮추는 공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주변 농민들이 보 개방 자체를 거세게 반대하며 국비 지원조차 거절했습니다.
최근 심해진 가뭄도 농민들의 보 개방 반대 여론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낙동강의 수질 오염과 농민들의 물 부족 우려 사이에서, 물관리 당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입니다.
MBC 뉴스, 이도은입니다.(영상취재: 차영우, 영상편집: 최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