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의 수호신, 오승환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1승 1패 4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은 4.50입니다. 리그 세이브 5위지만, 그 순위는 큰 의미는 없어 보이죠. 이미 마무리 자리를 내어 주었고, 홀드를 기록했지만 뭔가 과거의 위력은 느껴지지 못한 상황입니다.
삼성에게는 오승환의 부활이 반드시 필요하고 절실한데요. 그런 상황에서 나온 특단의 대책, 바로 선발 투입니다. 3일 키움히어로즈와의 주중 3연전 2번째 경기에 나서는 오승환, KBO리그 데뷔 이후 첫 선발 등판입니다. 어찌 보면 본인은 물론, 모두에게 낯선 순간이 될 텐데요.
박진만 감독은 이 시도가 그에게 좋은 전환점이 될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오승환 본인은 5이닝을 책임지겠다고 각오를 밝혔지만, 철저하게 투구 수를 감안해서 기용하겠다는 입장인데요. 과거 이 시도를 통해 효과를 본 사례, 바로 삼성의 투수코치 정현욱 코치입니다.
왕조 시절 삼성의 불펜을 책임졌던 정현욱 코치는 깜짝 선발 카드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경험했는데요. 2012년 6월까지 그리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정현욱은 류중일 감독의 결정에 따라 선발 등판했고, 4회까지 좋은 투구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5회를 다 채우진 못했습니다. 이후, 선발 등판 이전보다는 좋은 기록으로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했는데요. 이 시도를 직접 경험하고 다시 시도하는 정현욱 코치의 이야기를 대구MBC스포츠플러스에서 들어봤습니다.
Q. 내일 깜짝 카드랄까요. 오승환 선수를 선발 기용하게 되는데 그렇게 된 배경이랄까 이유가 어떤 걸까요?
A. 아무래도 오승환 선수가 요즘에 조금 컨디션이나 이런 부분이 안 좋기 때문에 한 번 길게를 한번 던지게 해봐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때마침 선발 자리도 비고 그래서 조금 오승환 선수하고 상의를 해보고 또 오승환 선수도 한번 길게 던지고 싶다는 의지가 있어서 결정하게 됐습니다.
Q. 계획하신 이닝이나 투구 수 이런 것들이 있을까요.
A. 일단은 한 50구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요. 네, 그 정도에서 끊어줄 생각입니다. 한 50구, 3이닝 이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이렇게 했을 때 가장 기대되는 효과랄까요. 어떤 게 있을까요?
A. 아무래도 오승환 선수가 조금 점수 차가 이렇게 촘촘한 상황에서 나가다 보니까 조금 자기가 던지는 템포나 리듬이 조금 깨진 것 같아서 아무래도 길게 던지면서, 길게 던지기 시작하면 그래도 이제 점수를 좀 1~2점 주더라도 자기가 그런 상황에서 맞아서 자기 템포나 리듬을 찾을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이 조금 효과가 있을 것 같긴 한데 일단은 내일(3일) 오승환 선수 피칭을 한번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코치님도 좀 선수 시절에 그런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잖아요. 그때 코치님이 도움이 되셨을 것 같아요.
A. 저는 아무래도 좀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내가 안 좋을 때 좀 편안한 상황에서 던지면 자기 이런 피칭 스타일이나 이런 걸 찾을 수 있어서 조금 그런 게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