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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립희망원 강제 입소···악몽의 24년, 짓밟힌 삶

◀앵커▶
길거리에서 갑자기 붙잡혀 대구시립희망원에 끌려와 지옥 같은 20여 년을 지낸 남성이 있습니다.

2024년 9월 진실화해위원회에서 피해 사실을 확인받은 전봉수 씨인데요. 

전 씨가 잃어버린 24년을 증언하기 위해 어렵게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계속해서 변예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년 넘게 잃어버렸던 동생을 품에 안아봅니다.

◀현장음▶
"아이고, 이것아 어떻게 살았어 이것아"

한없이 쓸어보는 얼굴, 그동안의 고통은 각인처럼 새겨졌습니다. 

2024년 60살 지적장애가 있는 전봉수 씨는 35살이던 1998년 대구희망원에 강제 입소 됐습니다.

누나와 살던 어느 날, 충남 천안역에서 한 스님이 전 씨를 승합차로 끌고 갔다고 말합니다.

◀전봉수 대구희망원 피해자▶
"잠이 오더라고요. 그거 죽 먹으니까. 죽 먹고 나서 자고 희망원 들어가니까, 눈 떠 보니까 희망원 안이에요."

영문도 모른 채 독방에 갇혔습니다. 

입소자들이 격리되는 '신규동'이었습니다.

◀전봉수 대구희망원 피해자▶
"식당 있거든요. 가서 밥 먹고, 밥 다 먹고 나서 들어가면 또 문 잠그고 그래요."

생활관으로 옮겨지고 나서는 좁은 방에서 7~8명과 함께 새우잠을 잤습니다.

폭력은 일상적이었고, 도망갈 엄두도 나지 않았습니다. 

◀전봉수 대구희망원 피해자▶
"잘 때 주먹으로 때려서 여기 코 때려서 죽고 또 도망가면 잡혀서···"

대구희망원 안에서는 종이가방을 만들고 청소 등 온갖 일을 강요당했다고 말합니다.

◀전봉수 대구희망원 피해자▶
"화장실에 청소하다가 거기서 떨어져서···. 내가 죽을 걸 살았다니까요. 살려달라니까 아무 얘기도 없고 사람들이"

대구희망원이 만든 전 씨의 생일은 진짜 생일과 달랐습니다. 

그래서 가족을 찾는 게 더 어려웠습니다. 

◀전순옥 대구희망원 피해자 누나▶
"큰오빠가 매일 그 역전, 천안역 그런 데 노숙인들 생활하는데 그런 데 가보고 무료 급식소 매일 가보고 밤낮으로 가서 그냥 매일 지키고 왔다 갔다 했거든요."

그리고 2022년 11월, 기적같이 전 씨와 가족이 만났습니다.

대구희망원에서 나와 장애인 자립생활 주택에서 살던 전 씨가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진짜 생일을 찾고, 경찰에 가족을 찾아달라고 신고한 겁니다.

잃어버린 24년의 세월, 이들은 누구에게도 사과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전순옥 대구희망원 피해자 누나▶
"국가에서 방치해 놓고 인간을 잡아다가 인간 노예로 저렇게 한다는 게, 저게 저는 용서할 수가 없죠."

짓밟힌 세월에 대한 보상은 권고에 그쳤고 전 씨와 가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변예주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

변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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