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2월 2일 아침, 대구의 고층 아파트에서 가스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시커먼 연기 기둥이 수 km 떨어진 곳에서도 보일 만큼 불도 컸는데, 주민들이 잠옷 바람으로 뛰쳐나가면서도 이웃을 깨우고 대피 요령까지 잘 지킨 덕분에 아무도 다치지 않았습니다.
손은민 기자입니다.
◀기자▶
아파트 베란다를 뚫고 불길이 솟구칩니다.
시커먼 연기 기둥이 거세게 뿜어져 나와 위층 창을 다 뒤덮었습니다.
◀대피 주민▶
"뒤쪽 베란다에 빨래 가지러 나가는데 뭐가 매캐한 냄새가 막 올라오길래··· 매캐한 연기가 숨을 못 쉴 정도로···"
12월 2일 대구의 25층짜리 아파트 15층에서 불이 났습니다.
휴대용 버너에 음식물을 올려두고 잠깐 잠든 사이 부탄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소방 당국은 추정했습니다.
불이 난 층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불길과 함께 연기와 유독가스가 비상구 계단까지 빠르게 번졌습니다.
◀김진열 대구 수성소방서 예방홍보팀장▶
"2001년도 (준공) 건물인 경우에는 법이 16층 이상인 경우에 설치되게 돼 있습니다."
주민 9명이 고립됐다 구조됐고 21명이 스스로 대피했지만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습니다.
화재를 먼저 알아챈 주민들이 자고 있던 이웃을 깨웠고.
◀김민하 대피 주민▶
"갑자기 불이 났다고, 화재 경보가 울렸다고 해서··· 위층에서 벨을 눌러주셔서 덕분에 나왔어요."
잠옷 차림으로 빠져나오면서도 화재 대피 요령을 기억하고 그대로 따른 덕분입니다.
◀허지현 대피 주민▶
"대피 훈련 같은 게 방송에 나오잖아요. 그걸 토대로 수건을 적셔서 입에 막고 빠르게 나오는··· 너무 놀래가지고 온몸이 떨리고 사실 막 눈물이 나오더라고요."
대피하기 어려웠던 주민은 구조대가 올 때까지 화장실에서 물을 틀어 놓고 젖은 수건으로 문틈을 막고 버텼습니다.
소방 당국은 현장 감식을 벌이고 왜 폭발 사고가 났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손은민입니다. (영상취재 이동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