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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키워드] 권위적인 말 폭탄

현 정부가 진행하는 경찰국 신설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경찰 총경들의 모임이 있었고, 이 일을 두고 행안부 장관과 여권 관계자들의 입에서는 말 폭탄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총으로 무장이 가능한 위험한 집단, 12. 12를 연상시키는 쿠데타, 그리고 경찰의 요구를 밥투정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일부러 작심하고 선택한 단어들이 아니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표현들입니다.

경찰을 지휘하고 통솔하여 따르게 하는 힘, 즉 권위가 자신들에게 있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런데 권위라는 것은 말이 가슴에 가서 닿아야 생겨나는 것이지, 말이 비수가 되어 찌른다고 무서워서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어느 개인이나 조직이 사회 속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그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널리 인정되는 영향력을 지닐 경우에, 우리는 이 영향력을 권위라고 부르기 때문입니다.

즉 권위는 이것을 느끼고 인정하는 것에서 성립하는 정신적인 것이라는 말입니다.

검경 수사권이 재조정 되면서 경찰의 힘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 관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지 않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고, 당사자인 경찰 역시 이런 방향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현 정권과 행안부는 법과 원칙 그리고 처벌을 내세우면서 권위를 보여주고 싶었나 봅니다.

그런데 당사자들의 절실한 목소리와 여론이 보내는 이유 있는 비판에는 귀를 내주지 않고, 내 말을 들으라고 요구하는 것을 우리는 권위가 아니라 권위적이라고 낮춰 표현합니다.

* '위클리 키워드'는 대구문화방송의 시사 토론프로그램 <시사톡톡>의 한 꼭지로, 진행자인 경북대 김상호 교수가 한 주 간의 쟁점을 선정해 논평합니다.

김상호 시사톡톡 진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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