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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구소멸 속 아이 돌봄 공백 소방이 막는다

◀앵커▶
경북은 인구소멸 문제에 직면하면서 어린이집 수가 급감하는 등 보육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고자 소방이 나섰는데요.

24시간 운영하는 소방서에 돌봄 시설을 만들어 보육 공백을 줄이겠다는 겁니다.

전국에서 최초로 운영되는 소방서 돌봄 시설이라고 합니다.

양관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양기자, 119 돌봄터에 직접 가봤다고요.


◀기자▶
취재진은 경북 경산소방서 안에 있는 돌봄 시설에 가봤습니다.

지난 2020년에 생긴 '119 아이행복 돌봄터'인데요.

6살과 8살 남매가 소방서 안에서 돌봄지킴이와 함께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있었습니다.

소방서에서 돌봄을 받는 시간은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3시간이었습니다.

남매 엄마는 직장에 급한 일이 생겨 방학 중인 아이들을 맡길 곳을 찾다가 119 돌봄터 덕에 한숨 돌렸다는데요.

119 돌봄터를 이용한 이인선씨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죠.

◀이인선 경산시(119 돌봄터 이용)▶
"너무 만족스러워요. 제가 급할 때 맡길 수 있어서 좋고요. 선생님들이 너무 잘해주셔서 아이들도 소방서 간다고 하면 제일 좋아하거든요."


◀앵커▶
소방 당국이 아이 돌봄에 나선 것인데,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전국적인 문제이지만 특히 경북에서는 아기 태어나는 울음소리를 무척 듣기 어려운 곳 아닙니까.

그러다 보니 보육시설도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요.

현재 경북지역에 24시간 보육시설은 포항 2곳, 경주, 구미 각각 1곳 등 모두 4곳에 불과합니다.

경산에는 5년 전에는 24시간 운영하는 보육시설이 있었다가 사라졌습니다.

해당 보육시설은 경산 지역 아이 숫자가 급감하면서 교사 임금이 부담돼, 24시간 운영 서비스를 없앴습니다.

이렇게 보육 공백이 생기자 이를 막고자 경북소방이 나선 겁니다.

경북도의 한 직원 아이디어로 시작됐는데요.

경북 119 돌봄터는 2020년 경산과 영덕소방서에서 시작해, 2022년에는 12곳까지 늘었습니다.


◀앵커▶
어떤 분들이 119 아이돌봄터를 이용할 수 있나요.

◀기자▶
부모가 갑자기 아프거나 야근해야 하는 등 급한 일이 있을 때 119 돌봄터를 쓸 수 있습니다.

만 3개월에서 12살 아이를 24시간 아무 때나 무료로 맡길 수 있습니다.

보육교사 자격증이 있거나 보육 기관에서 교육받은 여성의용소방대원들이 아동을 돌봅니다.

소방서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여성의용소방대 소속 조금연 씨 이야기 들어보시죠.

◀조금연 돌봄지킴이(경북 여성의용소방대)▶
"학부모님 오셔서 데려가실 때 되면 안 가려고 떼를 쓰는 애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애들이 열심히 뛰고 노는 것 같아서 저희도 하는 보람이 있습니다."

경북소방본부는 2023년 도비 21억 5천만 원을 들여 9곳을 추가로 만듭니다.

영양과 울릉군에도 소방서가 생기면 이에 맞춰 119 돌봄터가 문을 열 예정입니다.

이렇게 되면 경북 전 시군에 119 돌봄터가 생기게 됩니다.

2022년 119 돌봄터를 이용한 도민은 모두 1,600여 명.

자체 설문조사에서 이용객 97%는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지방 인구소멸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화재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하는 소방서가 이제는 어린이 돌봄 공백도 채우고 있습니다.

양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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