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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두 배 뛴 꿀벌 가격···그나마 구하면 '다행'

 

◀앵커▶
양봉 농가에서 월동하던 꿀벌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일이 반복되면서 시설 농가의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수정용 꿀벌 가격이 급등하고 구하기조차 힘들다 보니 농가는 농가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서성원 기자, 월동 꿀벌 피해가 심각하다는 소식은 2월에도 전해드렸는데요.

이 때문에 수정용 꿀벌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얘기죠?

◀기자▶
양봉 농가에서 해마다 이맘때면 시설 농가에 화분 매개용, 그러니까 수정용을 쓸 꿀벌을 빌려줬었는데요.

월동 꿀벌 피해가 반복되다 보니 빌려줄 꿀벌이 모자라게 된 겁니다.

그래서 2022년에만 해도 12만 원에서 13만 원 정도 하던 꿀벌 한 통 가격이 2023년에는 25만 원, 비싼 것은 그 이상도 하고 있다고 농민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경북 성주군에서 참외 농사를 짓고 있는 이정훈 씨의 말 들어보시죠.

◀이정훈 000 성주 참외 대표▶
"저희는 (비닐하우스) 13동이 있는데 (꿀벌을 쓰려면) 30만 원씩이라고 하면 390만 원, 작년보다는 가격이 너무 올라서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니까요."

그런데, 이마저도 구할 수 있으면 다행이라는 게 농민들의 하소연이었습니다.

제가 경북 성주군 선남면에 있는 참외 비닐하우스를 둘러봤는데요.

2월부터 여름까지 참외 수확을 이어가려면 수정용 꿀벌을 풀어놔야 하지만, 2023년에는 뒤영벌, 호박벌이라도 하죠, 이 뒤영벌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뒤영벌은 보통 달지 않은 과채류, 그러니까 방울토마토 같은 것을 재배할 때 많이 쓰는데, 꿀벌 구하기가 힘드니 뒤영벌이라도 쓰는 것입니다.

제가 찾은 농가에서는 3월 7일에 뒤영벌을 비닐하우스에 넣었는데 꿀벌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다음 주는 되어야 알 수 있을 거 같다고 했습니다.

꿀벌만큼 화분 매개 역할을 잘할지 미지수이지만 이 뒤영벌도 예약을 해야만 제때 구할 수 있을 정도라고 했습니다.


◀앵커▶ 
꿀벌을 적게 쓰고도 수정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기자▶
사람이 직접 손으로 하는 방법이 있지만 일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농촌의 현실을 고려하면 쉽지 않고요.

비닐하우스 여러 동이 연결돼 있으면 벌통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데, 참외로 유명한 경북 성주군의 경우 비닐하우스가 서로 연결된 이른바 연결형 비닐하우스의 비중이 10%대 정도라고 성주군은 밝혔습니다.

그래서 성주군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참외 비닐하우스 두 동의 수정 작업을 벌통 하나로 해결하는 방법을 개발해 최근에 시연회를 했습니다.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벌통에 긴 관을 붙인 뒤 양쪽 비닐하우스와 연결해 꿀벌이 마음껏 오갈 수 있게 한 겁니다.

센터 측은 관의 크기와 길이를 달리하며 시험해서 보다 나은 방법을 찾았다고 했습니다.

성주군 농업기술센터에 박정호 연구개발팀장의 말 들어보시죠.

◀박정호 성주군 농업기술센터 연구개발팀장
"지름 7cm 투명관과 지름 14cm 투명관을 이용해 시험했는데 그중에 지름 14cm 투명관을 이용했을 때가 벌의 이동성과 활동성, 설치 편의성이 가장 우수했습니다."

센터 측은 연결형 비닐하우스 공사를 하는 것보다 손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꿀벌 구입비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월동 꿀벌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요.

양봉 농가와 시설 농가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보다 다양하고 효과적인 대책 마련이 앞으로도 계속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서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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