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화 경북대 총장, 비례대표 공천 신청했다가 하루 만에 철회···학내 구성원 "모욕적" "참담" "개탄스럽다"
경북대 홍원화 총장이 4월 총선에 비례대표로 후보자 공천을 신청했다가 하루 만에 출마 의사를 철회했습니다.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서 '모욕적이다.' '참담하다.' '개탄스럽다.' 같은 격한 반응이 터져 나왔습니다.
"학교 명예 실추시킨 홍원화 총장 퇴진하라"
"퇴진하라. 퇴진하라. 퇴진하라"
경북대 학생, 교수 등 구성원 10여 명이 3월 7일 낮 총장실이 위치한 본관 건물 앞에 모여 홍원화 총장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습니다.
홍 총장이 6일 국민의힘 위성 정당인 국민의 미래에 비례대표 후보자로 접수했다가 하루 만에 공천 신청을 철회했기 때문입니다.
총장직을 사퇴하지 않고 정계 진출을 시도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학내 구성원들의 반발이 빗발치고 있습니다.
금오공대 통합·무전공 확대·의대 정원 대폭 증원 등 정부 정책 수용해 온 홍원화 총장···"정계 진출 수단 이용 의심"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안승택 교수는 "국립대학교 총장으로서 이게 과연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당연히 있을 수 없는 일이고···"라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홍 총장은 최근 금오공대와의 통합, 무전공 확대, 의대 정원 대폭 증원 등 논란이 큰 사안에 대해 학내 반대를 무릅쓰고 정부 정책을 비판 없이 수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행보가 정계 진출 수단으로 이용된 게 아니냐는 의심까지 사고 있습니다.
경북대 윤리교육과 김상천 씨는 "그(홍원화 총장)가 보인 행보는 반교육, 반민주, 반사회적이었고, 전혀 교육계를 대표하지 않았습니다. 홍원화 총장의 독단적인 학교 운영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홍원화 총장 "의대 정원 증원 추진과 비례대표 신청은 무관···남은 임기 책임 다하겠다"
이렇게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홍 총장은 구성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비례대표 후보자 신청과 철회 과정에서 학내 구성원에게 실망과 상처를 드린 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증원 추진과 비례 대표 후보자 신청은 무관하다"라며 남은 임기 동안 총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경북대 교수회 "더 이상 홍 총장 신뢰할 수 없다···이른 시일 내에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학내 구성원들은 홍 총장의 사과가 진정성 없는 변명에 불과하다며 총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1,238명의 교수를 대표하는 경북대 교수회는 입장문을 내고 "더 이상 홍원화 총장을 신뢰할 수 없다"며 "이른 시일 내에 총장직에서 물러나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전국 공립대학 교수노조 최인철 경북대 지회장은 "자괴감을 가지고 있고 너무 큰 모욕감을 느끼는 상황입니다. 아직 임기도 한참 남으신 분이 결국은 자기 자신의 야망을 위해서 학교 전체를 이끌어야 하는 임무를 저버린 상황이 온 것입니다."라고 규탄했습니다.
홍 총장 공천 신청 논란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7일 오전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오해받을 비례공천을 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학령 인구가 감소로 가뜩이나 지방대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글로컬 사업과 의대생 증원 문제 등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주요 현안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영남지역 거점 국립대 총장이 이 같은 가벼운 처신을 했다는 데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는 10월까지가 임기인 홍 총장이 학내 구성원들의 퇴진 압박에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