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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학생들 교문으로 돌진하자 교장이 경찰에 연락해 체포" 2·28 기밀 희귀자료

◀앵커▶
63주년을 맞은 2·28 민주운동 기획보도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2월 24일은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희귀 자료 관련 보도로 2·28을 짚어보겠습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조재한 기자, 2·28은 2018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는데도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적지 않다고 하죠?


◀기자▶
2023년 2·28이 63주년이니까 3년 전 2020년은 2·28이나 4·19 모두 6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그런데,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3년 전 지금, 코로나 19 패닉상태였지 않습니까?

대구는 특히 온 도시가 마비되다시피 할 정도로 혼란스러웠는데요.

이때 연세대 박물관에서 4·19 60주년 특별전시회를 열었습니다.

여기에 60년 만에 공개되는 2·28 관련 귀한 자료들도 있었습니다만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한 채 묻히고 말았습니다.

◀앵커▶
그렇죠. 3년 전 코로나 외에 다른 걸 생각할 수 없었던 때죠.

그 당시 공개된 자료 가운데 희귀 자료가 상당수 있다던데, 어떤 것들입니까?



◀기자▶
그 중 기밀문서로 분류된 보고서 하나가 있습니다.

당시 경북고등학교 김영기 교장이 오임근 경북도지사에게 보고한 건데요.

2·28 직후 3월 3일 자로 작성했는데, 일요일 등교를 지시한 25일부터 당일 28일까지 핵심 인물들의 시간대별 동향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부를 보면, 27일 학생들은 교장실에 모여 일요일 등교에 완강히 반대했고, 또 28일 당일에는 결의문을 낭독한 뒤 교문으로 돌진했는데 학교 차원에서 제지가 불가능하자 경찰에 연락했고 학생들을 체포·수용했다는 보고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앵커▶
해당 학교 교장이 2·28 직후 직접 작성한 기록이군요.

다른 자료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기자▶
2·28 주역을 직접 면담하고 작성한 기록도 나왔습니다.

가정형편은 물론 시위 동기, 경과까지 세세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부를 보면, 2·28을 계획하고 실행했던 주역인 경북고 이대우와 안효영 집에는 50일 동안 형사가 배치됐고, 28일 저녁에는 무장경찰이 이대우 학생 집에 배치돼 출입자 신분까지 확인했다는 엄혹했던 당시 상황을 알 수가 있습니다.

◀앵커▶
이런 기록을 확보한 것도 대단해 보입니다만 그런데, 이제서야 공개가 된 겁니까?


◀기자▶
이런 기록은 당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김달중, 안병준 두 학생이 4·19 자료 수집 과정에서 확보했습니다.

비밀문건으로 기록된 것도 있는데, 자료를 갖고 있던 사람에게 10년 비공개를 약속하고 확보했다고 하는데요.

자료를 모은 김달중 현재 연세대 명예교수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김달중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우리는 단순히 4·19에 대한 자료만 모아서 정리해서 보관하고 10년 후에 개봉해서 후세 학자들이 이 자료를 쓸 수 있게 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라고 해서 그분들(자료 제공자)의 신뢰를 얻은 거예요."

이렇게 10년 비공개 약속으로 자료를 모았습니다만, 군사독재가 길어지는 등의 이유로 미뤄지다 뒤늦게 알려지게 된 겁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최근에는 코로나 19 사태 영향도 컸고요.

연세대 박물관 이원규 학예사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이원규 연세대학교 박물관 학예사▶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손쉽게 공개되기는 힘들었다고 판단됩니다. 그러다가 이제 우리 박물관, 특히 기록보존소 기록관 쪽으로 넘겨져 오면서 본격적으로 공개하고"

방금 말씀드린 희귀자료나 첫 외신 보도인 '더 타임즈' 같은 2·28을 재평가할 내용을 담은 다큐멘터리 2부작 가운데 2부 '쓰레기와 장미'가 2월 25일 오전 10시 30분에 방송이 되니까 보시면 좀 더 명확하게 2·28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2·28이 일어나고 63년이 지나고 국가기념일로도 지정됐습니다만 보도해드렸듯이 귀한 역사 자료들이 속속 드러나는만큼 보다 정확하고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가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조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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