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 김하늘 양 피살사건 이후 교육부와 전국 시도 지자체 할 것 없이 후속대책 마련에 분주한데요.
이 같은 대책들이 미봉책에 그치지 않고 실효성을 갖기 위해선 정확한 진단과 충분한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엄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대전의 한 초등학교 돌봄교실을 혼자 나서다 교내에서 정신질환을 앓던 교사에게 참변을 당한 고 김하늘 양 사건 이후 학교 안전에 대한 불안과 불신은 지역에서도 커지고 있습니다.
당장 새 학기 아이를 돌봄교실에 보내야 하는 워킹맘의 심경은 암담합니다.
◀장혜원 경북 지역 학부모▶
"학교에서 일어난 문제이기도 하고 전문교육을 받았던 선생님이 그렇게 했다는 거에서 정말 너무 아이를 학교에 믿고 맡길 수 있을까···"
지난주 경상북도와 경북교육청도 앞다퉈 안전관리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늘봄학교 안전 대책과 학생 귀갓길 지원이 핵심입니다.
경북교육청은 늘봄학교 참여 학생에 대한 출결 알림 실시간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부모 동행 귀가 원칙, 대리인 사전 지정제, 1교 1실 119 비상벨 설치 등을 내놨습니다.
경상북도는 등하굣길 순찰 지원 업무를 하는 아동안전지킴이 800여 명을 선발하고, 자율방범대, 의용소방대원 등을 통한 돌봄 시설 이용 이후 귀갓길 동행을 확대하고, 돌봄 선생님의 심리 회복 지원, 영유아 배상 및 상해 지원 등도 마련했습니다.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
"기존의 안전 종합대책을 좀 더 보완할 계획에 있습니다. 119 핫라인 구축도 다시 점검할 계획이고요. 안전지킴이 같은 시스템도···"
경상북도와 도 교육청은 대책 마련 이후 학부모, 어린이집, 학계 등 교육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는 시간을 처음으로 가졌습니다.
현장에서는 책임 소재가 불분명한 자원봉사자 대신 전담 인력에게 학생 안전 업무를 맡겨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정작 사건이 일어난 '학교 안' 안전보다 '학교 밖' 대책에 치우쳤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장혜원 학부모▶
"(돌봄)센터 안에서 돌봐줄 때, 학교 안에서 그때 안전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신뢰의 대상이던 교사가 가해자였던 만큼, 학생들의 안전교육에 대한 방향을 근본적으로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석정은 원아 부모▶
"'맛있는 거 준다고 해도 따라가지 말아라.' 이렇게 막 교육을 하고 영유아부터 이뤄지는데 근데 교내에서 알고 있는 선생님으로부터 (범행이) 이뤄졌어요. 근데 이거를 아이들한테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어떻게 교육을 할 것인지···"
다만, 교사들의 정신건강 관리 체계 도입은 신중해야 하고, 학교와 교사, 학부모 등 각 돌봄 주체별 역할 분담과 신뢰 구축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서석원 가톨릭상지대 유아교육학 교수▶
"기관에서 보내기도 부담스럽고요. 또 그러자고 주말이나 아니면 야간에 운영하게 되면 오히려 이것이 선생님들의 어떤 과업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들이···"
◀이은하 경북도립대 유아교육학 교수▶
"아이 돌봄 선생님에게 직접적인 스트레스라든지 업무와 관련해서 영향을 미치는 학부모라든지, 돌봄의 담당자들에 대한 (대책은) 여기에 전혀 나와 있지 않아서···"
또 다른 비극을 막기 위해선 설익은 대책에 앞서 충분한 의견 수렴과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 엄지원입니다. (영상취재 최재훈, 그래픽 도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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