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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하인드] 홍준표 초상화 전시한 대구미술관···홍 시장 방문 뒤 전시

홍준표 대구시장의 초상화가 대구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대구미술관에 걸려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문제의 초상화는 대구미술관의 '지역작가 조명전' 시리즈 중 '노중기전'에 전시했습니다. 노중기 작가는 1953년 대구에서 태어나 영남대 서양학과를 졸업한 뒤 지금까지 지역 화단에 뿌리를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노중기전은 5월 27일부터 8월 20일까지 대구미술관 4, 5전시실에서 열리며, 홍준표 대구시장 초상화는 4전시실에 '열정, 사랑' 섹션 내 '초상 2023'이라는 이름으로 전시하고 있습니다. '초상 2023'이란 제목의 홍 시장의 초상화는 홍준표 시장의 상반신을 캔버스에 유화로 그렸는데, 넥타이를 매지 않고서 입가에는 옅은 미소를 띈 인자한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노중기 작가 전시의 1번 관람 동선인 해당 섹션은 하트와 꽃 소재의 유화 작품에 이어 홍 시장 초상화로 구성했습니다. 주위의 비구상 계열 그림과 어울린다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 전시회는 대구미술관이 2022년 말에 마련한 2023년 연중 전시 계획에는 없었는데 새로 생긴 것이었습니다. 대구미술관은 대구시 출자·출연 기관인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소속으로 대구시에서 예산을 받아 운영합니다.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의 초상화를 전시한 게 특이하다는 말을 듣는 이유입니다. 대구시의 문화예술과 담당 직원은 "대구시는 모르는 사실이다. 대구미술관에 연락한 적이 없다. 작가와 기획자가 상의를 해서 전시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대구미술관은 관장이 공석인 상황입니다.


동창 화가가 개막 후 홍준표 시장의 초상화를 내걸게 된 배경은?
노중기 작가는 홍준표 시장과 영남고등학교 동기로 오랜 인연을 이어온 것을 알려져 있습니다. 노중기 작가는 "홍 시장과는 고등학교 동기이며 친하게 지내는 사이다. 그래서 이전부터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이번 전시회에 내걸게 됐다. 친구의 모습을 생각하며 그렸는데, '열정·사랑'이란 섹션에 맞을 것 같아 뒤늦게 미술관에 작품 교체를 요청했다. 작가의 예술적 판단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대구미술관과 노중기 작가는 언제부터 홍 시장의 초상화를 전시하는 것으로 준비한 것일까요? 확인 결과 처음에는 다른 작품을 걸었다가 뒤늦게 홍준표 시장 초상화로 바꿔 걸었던 것이 알려졌습니다. 전시 개막식이 있고 나서 며칠 뒤에 전시 작품이 바뀐 것인데, 미술계에서는 개막되고 나서 전시 작품이 바뀌는 것은 드문 일이라고 말합니다. 미술관이 노중기 작가의 전시를 확정한 시점은 지난 2월 초로 개막까지 준비가 3달 남짓에 불과했습니다. 보통은 전시 1년 전에 준비를 끝내는 관행과는 좀 다른 상황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5월 27일 개막식이 열리고 이틀 뒤, 홍준표 시장이 고교 동기인 노중기 작가의 전시를 보러 온 것이 알려졌습니다. 그때는 문제의 초상화는 없었고, 원래 기획된 작품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장이 다녀가고 전시 개막 일주일가량 뒤 기존 작품을 제거하고 대구시장 초상화를 내건 것입니다. 지역 미술관 관계자는 이 같은 이례적인 상황에 대해 "설치 완료한 전시 작품을 바꾸는 일은 거의 없다. 미술관의 권위 문제가 있어 기획 단계에서 작품 하나하나를 의미 있게 선택한다. 전시 도중에 작품이 훼손되는 경우 이외는 상상하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홍준표 시장 초상화 문제···대구미술관에 생긴 변화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초상화 문제가 문화예술계로 입소문을 타면서 대구미술관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관람객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갑자기 중단한 것입니다. 대구미술관은 당초에는 6월 20일부터 7월 9일까지 지역작가 조명전 기획 시리즈 노중기전의 도슨트 프로그램을 할 예정이었는데요, 하루 전인 19일 오후에 페이스북을 통해 도슨트 프로그램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고 알렸습니다. 왜 중단하는지는 상세히 알리지 않았고 다만 7월 11일부터 운영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대구시는 미술관 개인전 내용까지 일일이 보고받지 않는다며 해명할 성격의 내용도 전혀 아니라면서 이번 일에 대구시가 관여된 듯하게 보이는 것을 부담스러워했습니다.

노중기 화백은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을 두루 오가며 추상과 반추상 계열 작품을 이번 전시회에 내놨습니다. 어쨌든 개막 이후에 교체된 홍 시장의 추상화에 관심이 쏠리면서 다른 작품과 이질적이라는 일부 소리를 듣고 있는 셈입니다.

* 이 기사는 대구MBC 이태우 기자, 스픽스대구 최민우 기자 공동 취재로 작성됐습니다.


이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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