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들이닥치자 고개 숙이는 남성···마약류 '케타민' 투약 직후
경북 경주의 한 가정집,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소파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는 남성, 마약류인 케타민을 투약한 직후였습니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초록색 가방 속에서는 MDMA, 일명 엑스터시와 필로폰이 담긴 봉투가 줄줄이 나옵니다.
수만 명이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태국에서 밀수입해 유통해 온 조직이 검거됐습니다.
태국에서 밀반입된 마약···배전함에 '던지기', 텔레그램·가상 자산으로 마약 유통하고 거래
마약은 태국에서부터 밀반입됐습니다.
태국 총책인 30대 남성은 학교 친구, 동네 친구들에게 '돈을 줄 테니 함께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30대 남성 1명과 30대 여성 2명은 여행을 가는 척 현지에 갔다가 항공기를 타고 돌아올 때 마약을 몸에 몰래 숨겨 들어왔습니다.
세관에는 적발되지 않았고 유통책이 된 친구들은 건당 수백만 원을 받았습니다.
들여온 마약은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텔레그램으로 거래하고 가상 자산을 이용해 대금을 받았습니다.
판매책들은 '던지기' 수법을 썼습니다.
구매자를 직접 만나지 않고 텔레그램으로 마약이 있는 위치를 알려줬습니다.
마약은 배전함 속, 에어컨 실외기 아래 숨겨놨고 화단 흙을 파서 묻어놨습니다.
숨겨진 마약은 이 마약에 다시 마진을 붙여 되팔려고 했던 판매책, 마약을 직접 하려 한 구매자들이 찾아갔습니다.
판매책들은 한낮 길거리에서 종이가방에 든 마약과 현금을 대범하게 교환하기도 했습니다.
경찰에 압수된 마약류는 필로폰 586g, 케타민 207g 등 시가 22억 원 상당으로, 한꺼번에 2만 5천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불법 환전상들은 구매자들에게 받은 가상 자산을 현금으로 바꿔서 해외에 있는 계좌로 돈이 들어가도록 했습니다.
경찰 4개 유통망, 48명 검거···9명 구속
하지만 수사 10개월 만에 경찰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김무건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약범죄수사계장 경정 "경찰에서는 평소에 수시로 텔레그램을 비롯한 SNS에서 마약류 거래에 대해서 계속 스크린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속적으로 수사를 하던 중에 수사 단서를 포착하고 계속해서 판매망을 추적하여 총체까지 검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경찰은 4개 유통망을 적발했습니다.
태국에 있던 총책인 30대 남성을 인터폴에 적색 수배를 요청하고 태국 현지 사법당국과 공조했습니다.
총책인 30대 남성 등 판매 조직 일당과 마약 구매자, 불법 환전책 등 모두 48명을 검거해 이 가운데 판매책 9명을 구속했습니다.
또 필로폰 586g, 케타민 207g, 합성 대마 등 마약류와 현금 2,500만 원을 압수하고 범죄수익 525만 원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했습니다.
마약 구매 경로를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