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구MBC NEWS대구MBC 경제부동산경제 일반지역심층보도

[심층] 대구 주택 가격, 일 년 반 만에 14% 하락···'나 홀로' 침체 길 걷나?

◀앵커▶
천정부지로 오르던 대구의 집값이 폭락에 가까운 하락세로 돌아선 지 2년이 다 돼 갑니다.

2021년 하반기 이후부터 대구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부진을 겪으면서 부동산 리스크가 금융 부문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철우 기자, 대구 주택 시장 상황이 그만큼 위험한가요?

◀기자▶
당장 무슨 일이 일어날 것처럼 급박하거나 위험하거나 하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충분히 걱정할 만하다는 의미입니다.

먼저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내놓은 '대구지역 주택시장 부진에 따른 리스크 점검 및 향후 전망'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1월부터 2023년 4월 사이 대구지역의 주택매매 가격은 14.2% 하락했습니다.

전국 평균 하락률을 두 배 가까이 웃도는 수치입니다.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지난 3월 말 기준 1만 3,199호로 전국에서 가장 많습니다.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 다섯 채 가운데 한 채가 대구 아파트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도 70% 초반대로 전국광역시 가운데 가장 낮습니다.

아파트값은 한번 오르면 잘 안 내린다고 하죠?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겪으면서 가격이 떨어질 때는 버틸 수 있다면 버티면 회복한다는 학습효과가 있어서인지 실거래가는 낮아도 아파트 매매 호가는 잘 떨어지지 않았죠.

그러다 보니 수요자들이 부동산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보다는 법원 경매에 넘어간 아파트를 사려고 합니다.

기본 한두 차례 유찰이 되고 한번 유찰될 때마다 30%씩 가격이 내려가니까요.

그런데 이런 경매 낙찰률도 높지 않다는 말은 주택 매수심리마저 낮다는 이야깁니다.

즉 수요가 높지 않으니 당분간 부동산 경기가 나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그런데 부동산 경기 침체가 건설사들에 영향을 미치면서 금융 부문으로까지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특히 대구지역은 장기간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면서 무엇보다 지역 건설사들의 부채비율 등 재무지표가 악화하고 있습니다.

결국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업체들이 타격을 받게 되고 다시 금융 부문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임연수 과장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임연수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과장▶ 
"주택시장의 부진이 조금 더 이어지고 장기화할 경우에는 건설사 현금흐름의 악화가 계속 이어진다든지 아니면 특히 새마을금고나 제2금융권의 주택 관련 부동산 대출의 부실이 조금 높아진다든지 이런 부분에서 리스크가 현재화될 수 있지 않을까."

한은 대구경북본부는 지역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높지 않아 단시일 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지만, 비은행 금융기관은 대출 부실 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앵커▶
아무리 경기가 좋지 않다고 하나 가만히 있을 수는 없고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요?

◀기자▶
해결 방법은 경기 회복을 앞당기는 것인데 대구는 그나마도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2023년 하반기 입주 예정 물량이 상반기보다 더 늘어나는데다 지난 2021년 갭투자로 아파트를 사들인 투자자들이 전세금을 반환해야 하는 수요가 돌아옵니다.

2년 전에는 집값도 전셋값도 높았잖습니까?

그런데 지금은 30에서 많게는 절반 가까이 내렸죠?

갭투자를 한 사람 입장에서는 전세 대금을 내줘야 하는데 대출을 내거나 집을 팔아야 하겠죠.

이런 상황에서 전셋값이 올라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요약하면 전국의 부동산 시장은 정부 규제 완화, 신규 분양 물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차츰 안정화 추세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대구는 2024년까지 이어지는 아파트 대규모 입주 물량에다 갭투자 전세 만기 도래를 감안하면 주택경기가 2023년 안에 급반등하거나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철우

추천 뉴스

최신뉴스